부산에 왔다.
근 6개월 만에 다시 찾은 내 고향이다.
오늘 아침 기온 27도, 낮 최고기온 31도.
폭염 주의보가 발령 중이고 열대야도 계속된다고 한다.
늘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로 인한 기대 때문이었을까, 지금 부산 날씨가 호찌민 날씨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무척 덥다.
아침에, 파크 하얏트 호텔 앞 영화의 거리에서부터 동백섬을 돌아 해운대 백사장을 거쳐 미포 활어 판매장까지 산책하려던 계획은 백사장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차질이 생겼다. 아침부터 시작되는 폭염과 따가운 햇살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백사장 따라 뻗어있는, 그늘 한 군데 없는 뜨거운 보도 대신, 조선호텔 좌측 백사장 입구 소나무 그늘에 잠시 앉아 8월 한여름 해운대 해수욕장을 내려다보며 휴식을 취해본다.
사람들이 앉아 쉬는 곳이면 어디든 기웃거리는 비둘기들과, 모래사장을 무리 지어 돌아다니는 갈매기들도 더위를 먹어 어디론가 숨어버렸는지 별로 보이질 않는다.
잠시 더위를 식힌 뒤, 해운대 해수욕장의 아침 분위기를 온전히 느껴 보고 싶어, 따끔거리는 햇살을 온몸으로 오롯이 받으며 백사장 길을 걸어본다.
이 와중에도 조깅을 즐기는 젊은 조깅 마니아 청춘남녀들이 부럽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부지런한 물놀이객들은 이미 아침 물놀이를 마치고 샤워부스에서 시원한 물로 열기를 식히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개장하니, 오전 8시가 조금 지난 이 시각,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은 물 바깥으로 나오라고 안내방송이 나온다. 과태료 부과 안내에도, 서서히 조여 오는 무더위가 성격 급한 사람들을 바닷물 속으로 강하게 끌어당기는가 보다.
주말인 오늘 낮시간이 되면 백사장은 어제처럼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가득 메워질 것이다.
호찌민에서 고향 바다가 그리워 날아온 나도 마음이 동하면 그들 중 한 명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 서울 낮 최고기온은 34도로, 체감온도는 42도라고 일기예보에 적혀있다.
온대기후로 4계절이 뚜렷했던 한국기후가 점점 아열대기후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심각한 이상기온과 환경변화에 대한 관심과 해결방안의 실천에 우리 모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으면, 후대에는 한국이 살기 좋은 금수강산이 더 이상 아닐 수도 있을 것이란 쓸데없는 걱정을 해 보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