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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박흥부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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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I Aug 19. 2024

시기의 불꽃

박흥부

박놀부는 의자에 앉아 흥부에 대한 분노를 점점 키워가고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질투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을 때, 그의 아내가 조용히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놀부의 곁에 서서 남편의 얼굴을 살피며 말을 꺼냈다. 그녀의 얼굴에는 은근한 비웃음이 서려 있었고, 그 속에는 냉소적인 빛이 반짝였다.


“여보, 그 흥부 말이야…” 놀부의 아내는 부드럽지만 의뭉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말에 놀부는 눈썹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렸다.


“왜, 그 자식이 또 무슨 짓을 저질렀단 말이오?” 놀부는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이미 흥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고, 아내의 말은 그의 분노를 더욱 자극할 뿐이었다.


놀부의 아내는 약간 웃으며, 남편의 반응을 즐기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사실은 말이죠, 얼마 전에 흥부가 이 집을 찾아왔었어요. 당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였죠.”


놀부의 눈이 좁아지며 아내를 노려보았다. “흥부가 이 집에? 도대체 무슨 일로?”


“그때 흥부가 집에 와서 당신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했나 봐요. 뭐, 그날 제가 대신 맞이했지요. 그런데 그놈이 어찌나 초라한 모습으로 와서, 정말이지 기가 막혔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놈을 제대로 훈계해주고, 모욕을 주어 쫓아냈어요. '서얼 출신이 감히 이 집에 도움을 청하러 오다니' 하면서 말이죠.” 그녀는 그때를 회상하며 입가에 얄미운 미소를 띠었다.


놀부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그는 아내의 말을 듣고 흥부에 대한 경멸과 분노가 다시 솟구쳤다. “그런 모욕을 받고도 그 놈이 그냥 물러갔단 말이오?”


아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 “물러갔겠죠. 하지만 말이에요, 여보… 혹시 그 놈이 그 일을 가슴에 품고 있다가, 우리에게 복수라도 하려고 한 게 아닐까요? 우리가 그렇게 모욕을 주었으니, 그 놈이 우리의 재산을 빼앗아 간 것일지도 모르죠.”


그녀는 일부러 비아냥거리는 듯한 어조로 말을 하며, 남편의 반응을 기다렸다. 그녀의 말은 마치 소설을 쓰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짜맞춰져 있었고, 그 말들은 점점 놀부의 머릿속에서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군.” 놀부는 눈을 반짝이며 중얼거렸다. “흥부, 그 놈이 우리가 준 모욕을 잊지 않고, 결국 우리 재산을 훔쳐간 거란 말이지…” 아내는 그 말을 듣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남편의 팔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그 놈이 그렇게 갑자기 재산을 모을 수 있겠어요? 그 제비 이야기는 모두 거짓말일 거예요. 우리를 속이기 위해 꾸며낸 이야기일지도 모르죠.”


놀부는 아내의 말에 완전히 자극을 받아, 더욱 분노에 차올랐다. 그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고, 그의 손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렇구나! 그놈이 날 속이고, 내 재산을 빼앗아 간 거야! 우리가 그 놈을 쫓아냈다고, 이렇게 비열한 수작을 부린 거란 말이지!”


그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의 눈에는 결심과 복수심이 가득 차 있었다. “이제야 모든 것이 명확해졌어. 흥부는 내 재산을 훔쳐갔어. 그 놈이 내게서 빼앗아간 것을 되찾아야겠어!” 놀부의 분노는 이미 이성을 잃은 지 오래였다. 그는 아내의 말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완전히 굳혔고, 이제 흥부를 철저히 응징하겠다는 결심을 품었다. 그는 아내의 교묘한 조언에 휘말려, 흥부가 자신의 재산을 훔쳤다는 잘못된 확신에 사로잡혔다.


“이제는 관아에 가서 이 일을 알릴 때야. 흥부가 나의 재산을 훔쳐간 죄를 밝히고,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오.” 놀부는 이를 악물고 말하며 방을 나섰다. 그의 얼굴에는 흥부를 향한 분노와 복수심이 서려 있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의 결심을 확인하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는 교활한 빛이 번졌다. 그녀는 남편의 분노를 부추기며, 그가 흥부를 처벌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 놀부는 이제 더 이상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을 걷고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흥부에 대한 오해와 질투, 그리고 복수심만이 가득 차 있었다.


놀부는 의자에 깊이 몸을 기댄 채, 더러운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다. 그의 심술궂은 얼굴은 더더욱 일그러져 갔고, 그는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문득 눈을 번쩍 뜨며 입가에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흥부가 재산을 모았다면 그건 분명 나에게서 훔친 것이 틀림없어! 제비가 어찌 재산을 가져다줄 수 있단 말인가? 분명 이건 속임수야. 사람들을 속여서 나의 재산을 빼앗아 간 것이 분명해.”


놀부는 자신만의 결론을 내렸다. 그는 스스로도 믿기 어려운 억지 주장을 만들었지만, 그 질투와 분노가 이성을 마비시켰다. 그는 이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며 자신을 확신시켰다.


“그래, 이건 도둑질이야. 흥부가 나의 재산을 훔쳐간 것이 분명하다.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겠어.”


놀부는 주위를 둘러보며 하인들을 불렀다. 그의 목소리는 냉정하고 위압적이었다. “당장 사람들에게 소문을 내라. 흥부가 내 재산을 훔쳐갔다고. 그 놈이 나를 속이고 재산을 빼앗았다고 전해라.”


하인들은 놀부의 명령에 당황했지만, 그의 위압적인 태도에 저항할 수 없었다. 그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그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놀부의 주장에 의심을 품었지만, 놀부가 마을의 부유한 양반이었기에 그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설마 흥부가 그런 일을 했을까?” 사람들은 속으로 의문을 품었지만, 놀부의 권력 앞에서는 쉽게 반박할 수 없었다. 놀부는 그들의 망설임과 의심을 비웃으며, 기어코 관아에 가서 이 사실을 알리기로 결심했다.


“흥부, 네가 날 속이고 나의 재산을 훔쳐갔으니, 관아에서 너의 죄를 물을 것이다. 이제 너의 운명은 내 손에 달려있다.” 놀부는 속으로 다짐하며, 그 비열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얼굴은 결의에 찬 표정으로 굳어져 있었고, 그의 마음속에는 동생에 대한 원망과 질투로 가득 차 있었다.


놀부는 기어이 관아로 향하며, 흥부의 인생을 망쳐놓을 음모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그의 발걸음은 결연했고, 그가 걸어가는 길은 그 어떤 이의 반대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놀부의 심술궂은 표정은, 이제 동생의 운명을 결정지을 심판의 날을 준비하고 있었다.



작가의 말


질투와 욕심은 사람의 마음을 흐리게 하고, 결국에는 자신을 파멸로 이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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