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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박흥부 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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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I Aug 19. 2024

고난의 곤장

박흥부

박흥부는 손목이 꽁꽁 묶인 채 관아로 끌려갔다. 그의 발걸음은 무겁고도 느렸지만, 그 얼굴에는 두려움보다도 차분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를 끌고 가는 포졸들의 손길이 거칠었지만, 흥부는 억지로 저항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관아 앞마당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흥부가 끌려오는 모습을 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눈빛에는 놀라움과 의문이 가득했다. 마을에서 친근하게 지내던 흥부가 이렇게 관아에 끌려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저게 흥부 아닌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저리 끌려가는 거지?”


“설마 그가 정말로 재산을 훔쳤다는 건가?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사람들은 수군거리며 흥부를 지켜보았다. 그들은 놀부가 제기한 혐의가 정말인지 의심스러워했지만, 관아의 권위 앞에서는 쉽게 나서서 흥부를 옹호할 수 없었다.


흥부는 그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부정당하고, 가족과 함께 이루어낸 작은 행복이 산산이 부서질 위기에 처해 있음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그 모든 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관아의 대문이 무겁게 열리며, 사또가 앉아 있는 법정으로 들어섰다.


사또는 권위 있게 앉아 있었고, 그의 눈은 냉정하게 흥부를 내려다보았다. 흥부가 사또 앞에 끌려오자, 사또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박흥부, 너는 박놀부의 재산을 훔친 혐의로 이곳에 끌려왔다. 네가 제비에게서 받은 박씨로 재산을 불렸다고 주장하는데, 이게 어찌 믿을 수 있는 이야기냐? 네가 죄를 자백하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내릴 것이다.”


흥부는 사또의 말에 고개를 들고 눈을 맞추며 말했다. “사또님, 저는 형님의 재산을 탐하지 않았습니다. 제비가 저에게 박씨를 물어다주었고, 그 박씨에서 곡식과 과육이 나온 것입니다. 저는 그저 그 박의 축복을 받은 것뿐입니다.”


사또는 흥부의 말을 듣고 비웃으며 말했다.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주고, 그 박씨에서 재산이 나왔다고? 그 따위로 말해도 내가 믿을 줄 아느냐? 박흥부, 이곳은 법과 이치가 지배하는 곳이다. 너의 말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 네가 형의 재산을 훔치고, 그 잘못을 제비와 박씨에게 돌리려는 게 분명하다.”


사람들은 숨죽이며 사또의 판결을 기다렸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흥부에 대한 연민이 섞여 있었지만, 사또의 권위 앞에서는 그 누구도 반박하지 못했다.


사또는 냉정하게 명령을 내렸다. “박흥부에게 66대의 장형(杖刑)을 명한다. 그가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 벌을 통해 그의 죄를 깨닫게 할 것이다.”


흥부는 사또의 명령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나에게 새로운 시련이 찾아온 게로구나.'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이 무거운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그가 이겨내야 할 또 다른 고난이라면, 그것을 피하지 않고 맞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포졸들은 흥부를 십자가 모양의 곤장틀로 끌고 갔다. 그들은 그의 몸을 틀에 단단히 묶었다. 그의 팔과 다리가 틀에 고정되었고, 그의 엉덩이는 드러나 있었다. 관아 안의 공기는 무거웠고, 모든 시선이 흥부에게 집중되었다.


흥부는 고개를 숙이고, 깊은 숨을 내쉬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두려움과 고통이 물밀듯이 밀려왔지만, 그는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자 스스로를 다독였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흥부는 속으로 다짐했다. 그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그들이 이 순간을 겪지 않기를 바랐다. 그가 이 모든 것을 대신 겪어내면, 그들에게는 더 이상의 고통이 없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포졸들이 곤장을 들어 올렸다. 첫 번째 장형이 그의 엉덩이에 내리쳤다. 흥부의 몸이 휘청거렸지만, 그는 입을 굳게 다물고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는 고통이 서렸지만, 마음속에는 오히려 평온함이 깃들어 있었다.


한 대, 두 대, 장형이 계속해서 그의 몸을 때렸지만, 흥부는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 그는 이 모든 고통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자신이 견뎌내야 할 시련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의 고통스러운 얼굴을 보며, 사람들은 더욱 조용해졌다. 그들은 흥부의 결연한 태도에 경외감을 느끼며, 이 모든 상황이 진실이 아니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들은 사또의 권위 앞에서 그저 흥부가 벌을 받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흥부는 마음속으로 가족들을 생각하며, 이 모든 시련이 끝나고 나면 다시 평화로운 날이 찾아오기를 바랐다. 그의 몸은 고통 속에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강인하게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있었다.



작가의 말


때로는 삶이 가혹한 시련을 던지지만, 그 고난을 이겨내는 자만이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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