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부
박흥부가 십자가 모양의 곤장틀에 묶여 무참히 태형을 맞는 모습을 본 사람들의 눈에는 슬픔과 분노가 가득 차올랐다. 처음에는 조용히 그 장면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점차 흥부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며 억눌린 감정을 폭발시키기 시작했다. 그들의 마음속에 쌓여 있던 의심과 불만이, 이제는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저럴 수가 있단 말인가! 흥부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저렇게 매질을 당해야 한단 말이야!”
한 남자가 울분을 토하며 소리쳤다. 그의 목소리는 마을 사람들의 감정을 불러일으켰고, 주변 사람들이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그저 제비가 가져다준 박씨로 곡식을 얻었을 뿐인데, 그게 무슨 죄란 말이오! 흥부는 죄가 없어!”
또 다른 사람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말에 사람들은 격렬히 동의하며, 점점 더 목소리를 높였다.
“죄 없는 사람을 왜 이렇게 때리는 거야! 흥부가 훔칠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지 않소!”
한 여성이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그녀의 말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점점 더 크게 흥분하기 시작했다.
“죄 없는 자를 왜 치는 게냐! 그만하라! 흥부를 그만 때리라!”
사람들 사이에서 하나둘씩 외침이 터져 나왔고, 그 외침은 곧 거대한 물결처럼 번져갔다. 그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흥부를 향한 불의를 비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죄 없는 자가 흥부를 쳐라! 이건 부당해!”
군중은 점점 더 격렬해졌고, 그들의 목소리는 마치 관아를 뒤흔드는 천둥 소리처럼 울려 퍼졌다. 사람들이 흥부를 향한 불의를 참지 못하고, 억울함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의 울분이 하나로 모여 거대한 힘을 이루었고, 관아 안은 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흥부를 때리던 포졸들도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군중의 분노에 겁을 먹고,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이 과연 정당한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포졸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어나며 손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들은 곤장을 들고 있는 손에 망설임이 서려 있었다.
사또는 처음에는 군중의 소란을 무시하려 했지만, 점점 커져가는 소음에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들의 울분이 자신을 향한 도전으로 느껴졌다.
사또는 손을 들고 명령했다. “잠깐! 모두 조용히 하라!”
그러나 군중의 울분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 있었다. 사람들은 사또의 명령을 무시하고, 더욱 격렬하게 외쳤다.
“흥부를 그만 때리라! 그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런 벌을 받아야 한단 말이냐!”
그 모습을 본 사또는 무겁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작가의 말
때로는 불의 앞에 침묵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