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부
박놀부는 고귀한 양반의 위엄을 자랑하듯, 높이 솟은 의자에 기품 있게 앉아 있었다. 그의 생김새는 그야말로 부유한 양반가의 후손다운 모습이었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윤기 나는 검은 머리카락은 은은한 광택을 띠었고, 그 아래로는 뚜렷한 이마가 돋보였다. 그의 얼굴은 매끈하고 희귀한 고운 피부를 자랑했으며, 눈썹은 짙고 날카로웠다. 그 눈썹은 늘 인상을 쓰는 버릇 때문인지 자연스럽게 위로 치켜져 있어, 그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했다.
놀부의 눈은 큰 편이었으며, 그 눈빛은 언제나 매서웠고, 남을 꿰뚫어보려는 듯한 날카로운 기운이 감돌았다. 그 눈은 무언가를 집요하게 탐색하는 맹금류의 눈빛을 닮아 있었고, 그 속에는 시기와 질투의 불꽃이 잠재되어 있었다. 그의 콧날은 크고 날카롭고 오똑하며, 윗입술은 두껍게 다물어져 있었다. 그는 결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고집스러운 사람이었다.
놀부의 옷차림은 그의 부유함과 자부심을 잘 드러냈다. 그는 값비싼 비단으로 만든 도포를 입고 있었고, 그 위에는 고급스러운 자수로 장식된 허리띠가 매여 있었다. 발에는 윤이 나는 가죽 신발이 단정하게 신겨져 있었으며, 그의 손에는 은장식이 새겨진 부채가 들려 있었다. 그 부채는 그가 무언가 생각에 잠길 때마다 습관적으로 펴고 접는 버릇이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그의 손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의 전체적인 모습은 한눈에 봐도 권위와 위압감을 주는 인상이었지만, 그 속에는 깊은 심술궂음과 이기적인 마음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의 억세고 차가운 외모는 그가 결코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슬픔에 동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상을 주었고, 그의 냉담한 표정은 그가 자신 외에는 누구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었다.
박놀부는 자신의 집 안에서 높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눈썹은 찌푸려져 있었다. 그가 앉아 있는 의자는 마치 그의 권위와 자존심을 상징하듯 높게 솟아 있었고, 그 아래로는 빈 공간이 이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은 그 의자의 높이만큼이나 비어 있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불만과 질투로 가득 찬 심술궂은 표정을 지었다.
그의 눈매는 점점 더 날카로워지며, 그의 생각은 흥부에 대한 질투와 분노로 가득 찼다. 자신이 흥부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생이 마을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은 그에게 큰 모욕이었다.
“어떻게 흥부가, 그 서얼 놈이, 나보다 더 주목받을 수 있단 말인가?” 놀부는 속으로 분노하며 이를 악물었다. 그의 심술궂은 마음은 점점 더 깊은 어둠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놀부는 흥부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의 동생이 제비 덕분에 재산을 모았다는 소문이 마을에 퍼져나갔다. 그 소문이 처음에는 그저 황당한 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이 흥부의 집을 오가며 축복받은 재산을 확인하고 나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마을 사람들은 흥부의 이야기에 경탄하며 그의 집을 칭찬했고, 흥부 가족은 마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놀부의 마음속에는 시기심이 들끓었다. 그는 그간 흥부를 하찮게 여기고, 항상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제 흥부가 마을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자, 그의 자존심이 심하게 상처받았다.
“그 서얼 놈이 어떻게 이런 행운을 누리게 되었단 말인가?” 놀부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불타오르는 질투심은 그를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다. “내가 그 놈을 어떻게 여겼는데… 그런데 이제 그 놈이 나보다 더 잘나간다고?”
작가의 말
박놀부는 동생이 얻은 박에 배가 많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