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부
박흥부와 그의 가족들이 힘을 모아 돌본 박씨는 마침내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났다. 메마른 땅에서도 가족의 정성과 사랑을 먹고 자란 박은 하루가 다르게 커져만 갔다. 시간이 흐르면서 박 덩굴은 점점 더 커졌고, 마침내 흥부네 집 지붕 위까지 뻗어 올라가 한 덩이 큰 박을 맺었다.
18일 째 되는 날, 흥부의 한 자녀가 기쁜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버지, 보세요! 박이 정말로 커졌어요!”
흥부는 그 소리를 듣고 마당으로 나왔다. 그의 얼굴에는 자부심 가득한 미소가 번졌다. “그래, 우리 가족이 힘을 모은 덕분에 이렇게 커다란 박이 열렸구나. 이제 저 박을 내려와서 무슨 보물이 숨어 있는지 한 번 확인해 보자꾸나.”
그의 아내와 아이들은 모두 흥분에 찬 표정으로 박을 바라보았다. 그 박은 그들 가족의 노력과 사랑이 만들어낸 결실이었다. 흥부는 지붕 위로 올라가 조심스럽게 박을 잘라내렸다. 그 커다란 박을 손에 들고 내려오는 그의 모습은 마치 소중한 보물을 안고 있는 듯했다.
“여보, 이제 이 박을 열어봅시다.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아요.” 아내가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흥부는 박을 마당 한가운데로 가져와 놓고, 톱을 꺼내들었다. 가족 모두가 흥분된 마음으로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박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 궁금해하며 숨을 죽였다. 흥부는 조심스럽게 톱질을 시작했다. 톱질 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졌고, 박의 두꺼운 껍질이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했다.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아버지?” 아이들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곧 알게 될 거란다. 기다려보자꾸나.” 흥부는 긴장된 목소리로 대답하며 톱질을 이어갔다. 그의 손은 설레는 마음과 긴장감으로 약간 떨리고 있었지만, 그는 끝까지 집중했다.
마침내, 박이 두 동강이 나며 벌어졌다. 그 순간, 가족들의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박의 안쪽에서는 황금색으로 빛나는 과육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 빛은 마치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보석처럼 찬란했다.
박흥부와 그의 가족들이 박을 조심스럽게 열자, 그 안에서 황금빛 곡식이 쏟아져 나왔다. 처음에는 몇 알씩 떨어지던 곡식이 점점 더 많이, 그리고 더 빠르게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놀라움에 빠져, 눈앞에서 펼쳐지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여보?” 아내가 경이로움을 감추지 못한 채 물었다.
“나도 모르겠소. 하지만 이건 분명 제비가 우리에게 준 축복이오.” 흥부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는 손을 뻗어 쏟아져 나오는 곡식 한 줌을 잡아보았다. 그 곡식은 금빛으로 반짝이며,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따뜻했다.
“아버지, 곡식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멈추질 않아요!” 한 아이가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
박 안에서 나오는 곡식은 마치 샘물처럼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흥부는 그 크지 않은 박에서 이렇게 많은 곡식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곡식은 점점 더 많이 쏟아져 나왔고, 마당 한가운데에 점점 커다란 더미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 곡식들은 단순한 쌀이 아니라, 금빛이 나는 진귀한 곡식이었다.
“이건 정말 기적이오, 여보.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 하늘이 다 알고 보답해 주는 것 같소.” 흥부는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말했다.
아내는 눈물을 머금고 곡식 더미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말했다. “정말 꿈만 같아요. 우리가 이 곡식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배고픔을 잊을 수 있을까요…”
그런데 곡식만이 아니었다. 박이 열린 뒤로, 그 안에서 황금빛 곡식이 쏟아져 나온 후, 이번에는 과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과육은 박의 크기를 훨씬 뛰어넘는 양이었다. 과육은 마치 마법처럼, 박의 안에서 무한히 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은 단순한 박의 속이 아니라, 끝없는 풍요를 상징하는 듯했다.
“과육도 계속 나오고 있어요! 박보다 훨씬 많이요!” 또 다른 아이가 환호성을 질렀다.
그 과육은 향긋하고 달콤한 향기를 내뿜었고, 그 빛깔은 눈부신 황금색이었다. 가족들은 놀라움과 감동에 젖어 그 과육을 조심스럽게 손에 들었다. 과육은 부드럽고 촉촉했으며, 그 맛은 그들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신비한 달콤함을 지니고 있었다.
“이 과육은 우리가 평생 먹어도 다 먹지 못할 만큼 많은 것 같소. 우리 가족에게 이보다 더 큰 축복이 있을 수 있겠소?” 흥부는 말하며, 아내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얼굴에는 기쁨과 감동이 가득 차 있었다.
곡식과 과육은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고, 마침내 마당은 곡식과 과육으로 가득 찼다. 그것은 마치 하늘이 흥부와 그의 가족에게 보내준 끝없는 축복 같았다. 그들의 힘들었던 과거와 고난이 보상받는 순간이었다.
“이건 단순한 곡식과 과육이 아니야,” 흥부는 가족들을 향해 조용히 말했다. “이건 우리가 함께 한 노력과 사랑, 그리고 하늘이 우리에게 주신 축복이오. 우리가 서로를 믿고, 함께 이겨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소.”
가족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그들은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었다. 그들이 힘을 모아 키운 박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그들 가족의 단결과 사랑의 상징이었다. 이제 그들은 이 풍요로움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었다.
흥부는 이 순간을 가슴에 새기며, 앞으로도 가족과 함께라면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그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다시금 가족들과 함께 그 박의 축복을 나누기 위해 손을 뻗었다.
작가의 말
갑작스레 찾아온 생애 첫 풍요로움이 과연 흥부네 가족에게 어떤 기적을 선사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