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손
집 안은 깊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 허버트는 탁자 위에 놓인 상자를 조심스럽게 뜯어내고, 그 안에서 낡은 원숭이 손을 꺼냈다. 그 의수는 첫눈에 봐도 기이하고 섬뜩했다. 손 전체는 길고 짧은 털로 뒤덮여 있었고, 그 털은 부드럽기보다는 거칠고 뻣뻣해 보였다. 팔은 힘줄이 두드러진 근육질이었으며, 끝에 달린 다섯 개의 손가락은 사람의 손처럼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전선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와 있어, 그 형체는 더더욱 괴이해 보였다.
루시는 눈을 찌푸리며 그 의수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이건 의수라기보다는, 마치 괴상한 원숭이의 팔을 잘라온 것 같아요."
화이트 씨는 그 원숭이 손을 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긴 천으로 그 것을 덮어두었다.
허버트 부인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흐느꼈다. "우리 허버트는 어떡하죠? 다 내 탓이에요." 그녀의 목소리는 절망에 잠겨 있었다.
화이트 씨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아내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 말 하지 마시오. 그 이야기를 듣고 원숭이 발에 소원을 빈 것은 나였소. 공장은 위험한 약품들로 가득하오. 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깁시다."
그 순간, 현관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모두의 시선이 현관으로 향하는 가운데, 허버트 화이트가 오른손으로 문을 열고 천천히 들어왔다. 그의 왼쪽 팔은 이제 없었다.
허버트는 집 안으로 들어오며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의수가 도착했다면서요. 최첨단 의수라고 들었는데, 얼른 기계팔을 장착해볼까요!" 그의 목소리에는 밝음을 가장하려는 노력이 묻어났다.
하지만 그의 말에 루시는 그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그가 억지로 밝은 척하는 것이 고스란히 보였다.
그 반응을 보고 허브트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방 안의 공기가 여전히 무거운 가운데, 허버트는 의수를 자신의 남은 팔에 맞추기 위해 손을 뻗었다.
작가의 말
이 의수는 단순히 손을 대체하는 도구일까요, 아니면 그 이상의 무언가를 암시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