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손
허버트는 탁자 위에 놓인 천을 조심스럽게 걷어내고, 그 안에서 기이한 원숭이 손을 꺼냈다. 손의 거칠고 긴 털, 튀어나온 전선들, 그리고 그 전체적인 모습이 그를 잠시 멍하게 만들었다.
"이건...?" 허버트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손에 든 것을 바라보았다. 설명서를 급히 훑어보며, 그는 자신의 왼쪽 어깨에 원숭이 손을 고정하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말없이 서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깊은 안쓰러움과 염려가 깃들어 있었다.
허버트는 설명서에 따라 원숭이 손에 연결된 전극을 자신의 남아있는 왼쪽 어깨죽지에 붙여 신경 인터페이스를 연결했다. 잠시 후, 원숭이 손이 갑자기 부르르 떨더니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허버트는 그 손을 조심스럽게 들어올리며 손가락을 오므려보았다. 원숭이 손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손가락이 유연하게 움직였다.
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유리잔을 들어보려고 손을 뻗었다. 그러나 익숙지 않은 강력한 힘에 의해 유리잔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악력이 상당히 강하네요. 평소의 다섯 배는 되는 것 같아요.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겠어요." 허버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는 천천히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의 자신은 익숙한 모습이 아니었다. 원숭이 손은 그의 원래 팔보다 훨씬 길고 괴상한 모양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자신이 프랑켄슈타인이 된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허버트는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지만, 그의 눈에서도 결국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다 제 부주의 탓이에요." 그가 흐느끼며 말했다.
가족들이 그에게 다가와 그를 꼭 안아주었다. 허버트도 긴 원숭이 팔을 이용해서 가족들 전체를 빙 돌아 안아주었다.
작가의 말
허버트의 긴 팔은 가족을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