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여행기 - 중편집 미히버시티(MIHIVERSITY) 수록작
“자, 패딩 챙겼지?”
리더격 되는 친구가 내게 말했다.
“웅,”
내가 말했다.
그가 다시 물었다.
“고산병약은? 비행기 타기 전에 먹고 출발할거야.”
나는 멈짓했다.
“고산병 약을 깜빡했어.”
내가 말했다.
그는 자신의 배낭을 열어, 나에게 약 한 알을 내밀었다.
“이거 아빠가 여행 갔다와서 여분 생기면 달라고 했는데, 아빠는 못주겠다.”
나는 고마워하며, 그 약을 집어들었다. 약은 파란색이었다.
“이게 무슨 약인데?”
내가 물었다.
“몰랐어? 고산병약이 비아그라잖아.
혈관을 확장시켜서 산소가 희박한 환경에서도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드는거야.”
그 때, 화장실에서 친구 한 명이 바지를 잡은 채 엉거주춤 뛰어왔다.
“야, 대박이야.”
그 친구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왜?”
내가 물었다.
“나는 지금까지 내 거가 2단 우산인 줄 알았거든.
근데 3단 우산이었어.”
친구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비행기 시간까지 얼마나 남았지?”
친구가 물었다.
“아직은 여유 있어. 30분 뒤에 타야 해.”
내가 대답했다.
“그럼 잠깐 좀 갔다올게.”
친구는 다시 화장실로 뛰어갔다.
작가의 말
때로는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가장 웃긴 에피소드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