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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by 차주도

몽당연필 鉛筆

車柱道

살기 바빠
홀대忽待한 연필들이
필통 筆筒 에 주섬주섬 담겨 있어
40년째 건재한 연필깎이로
옛 추억을 소환하듯 정성스레 단장丹粧하니

젊을 땐
젊음을 무기로
몸뚱이 아무렇게나 내던져도
밉지 않은 기억보다는

나이테 속에 놀다 보니

어릴 적
모든 것이 신기하고 소중해서
눈에 보이는 대로
내 것을 만들기 바빴던 그때
사소한 연필이 오늘에야 꽂힌다

지우개 달린 몽당연필 鉛筆 로
시작 詩作 하는 새벽
버려지는 모든 것을
소중한 인연으로 남겨
당당하게 꿈이 이루어지는
몽당연필 夢當緣必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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