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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연 Jul 27. 2024

시인의 노래

시 poem



온통 텅 비었는 데 깊은 멍은 무겁다

현훈(眩暈) 속 아찔함에 기대어 보니
나의 글이 매달린 채 아슬하게 있다

그렇다
함부로 그 줄그어진 노트 선안에
들어가려 하면 안 되는
거였다

써놓은 시들을 찢어 본다
아픔의 시간들을 기다린다

나는 또 얼마나 절망하고 절규해야
이 숨 막히는 노래를 멈출 수 있을까

언제까지 이 비련 속 화자의
이별을 반복하여야만 하는 걸까

신이여 제발 멈추게 하소서

마약같은 사랑은 나에게 금단을 주고
고통스런 이별은 눈물의 상흔을 주는
이 미친 사랑의 노래를
더 이상 부르고 싶지 않나이다

시인은 아름답지 않다

시인은 하염없이 울부짖는 각인이다

누군가의 비소(誹笑)어린 관념에도
상처 안고 써 내려갈 나의 운명

한없이
나락같은 지옥이 온다

글위에
떨어지는 비루(悲淚)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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