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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망아빠 Apr 15. 2019

퇴사 후 한 달의 시간.

B주류 인생_퇴직 날. 그리고 입사를 준비하고 겪었던 사소한 일상들.  

2016년 8월 31일.


해외 근무 후 옮긴 사옥으로 첫 출근을 해서일까?

낯선 회사 정경만큼이나, 기분도 낯설었다.

익숙했던 것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공교롭게 신규사옥에 첫 출근을, 퇴사 인사드리러 가는 아이러니한 운명이라니.


회사에 악감정을 가지고 퇴사한 것도 . 

스스로 나온 발걸음이기에, 5년간 몸담았던 영업부서, 사업관리 조직, 그리고 마주치는 분들에게 한분 한분 인사를 드렸다.


'정 대리님, 탈건하시고 부러워요.'

'너는 걱정 안 한다. 잘할 거야.'

'같이 한 시간이 얼만데, 이렇게 못 보내, 언제 한번 밥 먹으러 와!'


나도, 그분들도 느꼈으리라, 이게 마지막이란 것을.

'언제'는 '언제나' 기약이 없다.


사원증을 반납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이른 오전.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기를, 이 두려움이 극복되길 기도했다.


귀국 후 면접을 통해, 메이저 헤드헌팅사에 합격한 후 1달의 유예기간을 받았다.

(취조에 가까웠던 면접, 생애 첫 탈락의 고배   준 면접은 다음에 다루겠다.)

나 자신을 추스리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그동안 지친 아내와, 서먹한 돌잡이 아이와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지금도 이때도 아버지, 남편이라는 것은 내 삶의 가장 큰 존재의 이유이자, 사명이었다.



누구나 자기의 가정, 가족은 소중하고도 특별하며 남다르게 느끼겠지만, '윤미네 집은 자랑할 아무것도 없는 내게는 언제나 큰 기쁨이었다.

-전몽각 교수, 윤미네 집 中-





내세울 거 없는 저에게도 자랑할만한 게 있다면...

그것은 제 아들의 아버지라는 것입니다.

-빌나이, 영화 어바웃 타임 中-




1달간 속죄하는 마음으로 온전히 가족에게 집중했다.

  4  ,     .   ,    뒤로해야 했다.

  ,   ,

  ,     .


 연락 올    아무 데나 .       .

아이와 놀고, 기저귀를 갈고, 밥을 먹이고. 힘들었냐고?


아니 솔직히 회사일보다는 훨씬 쉬었다.
만성 두통에 시달릴 일도, 서로의 입장을 위해 싸우거나, 눈치를 볼 일도 없었다.


청소, 설거지, 빨래 널기 등 대부분 집안일은 보통 노래 3곡 안에 끝난다.

아이가 잘 땐 틈틈이 책도 보고, 커피도 마셨다.

하지만 아빠로서,  내 역할에 충실할수록,

내 존재는 점점 희미해져 갔다.


     , 

,    '이'

 . 


가사는 ' ' ? 

 많이 가도   , 

   3 끼니처럼.

살림은 말 그대로, 하루를 살아내는 살림이었다.


그렇게 아이와의   허물고,

아내의 어려움을 알아갔다.


     .

,   매일 밤  ,    ,    되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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