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은

by 풍경달다

아주 가끔 그냥 눈물이 난다

아무 생각없이 TV 채널을 돌리다가 화면 속 인물이 우는 장면을 보고 눈물이 나고

오래된 흑백 사진을 보다가 눈물이 나고

아스팔트 사이를 비집고 기어이 꽃을 피워낸 길가에 민들레를 보고 눈물이 나고

세상을 떠난 가수의 노래를 듣는 순간 눈물이 나고

깊은밤 아주 열심히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호스트의 친절한 목소리에 눈물이 나고

사람을 피해 골목 깊숙이 달아나는 작은 고양이 뒷모습에 눈물이 나고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도 엄마 품에 곤히 잠든 아기의 바알간 뺨을 보다가 눈물이 나고

아무리 애써도 열리지 않는 딸기쨈 뚜껑을 보다 눈물이 나고

당신을 닮은 사람의 뒷모습에 눈물이 나고

(친구의 진단에 의하면 노화 현상으로 인한 감정 조절의 실패, 혹은 안구건조증의 심화 현상인진 몰라도) 나는 아주 가끔 쓸데없이, 맥락없이, 어이없이, 그냥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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