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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경달다 Dec 04. 2017

그러니 우리, 부디 같이 울 수 있기를

  당신의 슬픔이 나의 전부가 될 수 없듯이

  나의 눈물이 당신을 젖게 할 수는 없다네

  우리는

  각자의 그림자 속에 웅크리고 앉아

  나눌 수 없는 눈물을 흘리고 또 흘린다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사실은 변함없다네

  타인의 아픔이 오롯이 내 몫이 될 수는 없는 일

  서글프고 서러웁지만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라네

  

  하지만

  시간이 넌지시 알려준 것도 있다네

  우리는 서로의 등에 기대어 울 수 있다는 것을

  겹쳐진 그림자는 더 짙어지지 않을 것이며

  지치면 기대어 잠들어도 된다는 것을

  그렇게 제 몫의 울음을 실컷 토해내고 난 뒤

  우리는

  두 손 꼭 잡고 따뜻한 집으로 갈 수도 있다네

  등 뒤에 긴 그림자도 다정히 데려갈 수 있다네

  

  그러니 우리, 부디 같이 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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