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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경달다 Oct 13. 2019

미안만 해서 미안해


 함부로 담장 밖을 궁금해하지도 말고

 너를 향해 내미는 손에 반가워하지도 말고

 그리운 것도 기다리는 것도 만들지 말고

 부디 이 계절을 무사히 날 수 있기를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이 조금만 덜 힘들기를

 오늘 밤 내리는 비에 젖지 않기를

 네가 보는 별과 꽃이 너의 한 끼가 될 수 있기를

 무서운 사람과 또 다른 길냥이들에게 다치지 않기를

 아주 가끔이라도 너에게 평안이 허락되기를


 한때나마 너에게 행복하라고 배부른 소리 했던 것도

 처음부터 길냥이니까 알아서 잘 살겠지라고 내 마음만 편하게 생각했던 것도

 여전히 한 줌의 힘도 되지 않고 쓸데없는 말만 하고 있는 이기적인 인간이라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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