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내 방은 계속 하얀 곳이 있다.

by uyen

이미 많이 채워서 더는 채울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성장해가면서 방이 점점 더 커졌다.

다 채웠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마음의 방도 커져갔다. 수용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넓고 높아졌다.


살면서 선택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많아 진다.

어떤게 과연 좋은 선택일까?

좋은 결과가 있을까?

내가 놓치는 건 없을까?

이건 누군가가 대신 선택해줄 수 없는 고민들을 할 때 머리가 아파온다.


선택과 결정, 결과를 안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겠지만, 우리는 결과를 알지 못한다.

나의 선택으로 인한 안 좋은 결과가 발생했다면 그 결과까지도 안고 가야 한다.


나는 유학을 가려고 어디 지역을 갈지, 어떤 학교를 갈지 비용이 얼마나 들 것인지 답사를 다녀오고,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이제 숙소만 구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2년 정도 경비를 벌었기 때문에 다녀와도 되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내가 퇴사를 하고 또 다른 기회가 한가지 더 생겼는데 이건 준비하고 말고 할 것없이 바로 해야 되는 일이었는데 내가 한번도 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그 분야에 관심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이 일을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져갔다. 그 일을 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이 일의 장점이 뭔지 물어보고 다녔다. 나는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던 유학이 아닌 후자를 택했다.


제일 힘든 고민이 좋은 것과 좋은 것이 두가지 있을 때 둘다 포기하기 힘들다

방향성도 다르고, 결과도 달라서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


물론 여러가지 준비했던 것들이 있어 아쉬운 점은 남았으나 후회하지 않는다.

어디서 좋은 기회가 생길지 모른다. 그런 기회는 잘 오지 않는다.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알아봤다면 꼭 잡아야 한다. 한번 조금이라도 경험해보고 나서 다시 되돌아가도 상관없다. 지금 놓치면 다시는 못할 것 같은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한다. 이 기회가 떠나가면 언제 다시 기회가 나에게 올지 알지 못한다.


나는 후자를 택했는데 새로운 경험들과 새로운 동료들을 많이 만들었고, 내 시야가 더 넓어졌다. 물론 힘들기도 했지만, 후회되지 않았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이 멀수도 있고, 빠를 수도 있다. 조용히 자신만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 정말 멋진 사람이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내 길을 간다는 건 어쩔땐 외롭고 긴 여정일 수 있다.

좋은 대학,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직업, 월급

남들과 비교를 많이 한다. 결코 좋은 방식의 생각이 아니다.

뒤쳐지는게 아니라 나의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뭘 잘하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


아이들에게는 시간이 느리게 사지만, 어르신들은 시간이 아주 빠르게 간다고 한다.

시간은 똑같이 흘러가지만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어른들은 이미 경험한 일들이 많으니 시간의 흐름이 다르게 체감되는 것이다.

새로운 것들로 채워가는 과정 중에 있다.


주변 사람들은 가보지 못한 길을 내가 처음 가보면 그 사람들은 어떤 길인지 알지 못한다.

그런데 걱정이 되서 조언을 하거나 반대를 하기도 한다.

내가 결정한 것에 대해 책임도 내가 지고 내가 후회가 없다면 그 길을 가야 한다.

남들이 대신 나의 삶을 살아주지 않는다.

내 삶은 내가 채워가야 한다. 결정도 내가 내려야 한다.

그 길이 언덕길이 될 수도 있고, 가파른 산이 될 수도 있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내가 가고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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