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검은색으로 전체를 다 칠해버렸다.(2)

by uyen

하루는 바닷가에서 바다 안을 들여다 보는데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 물고기들이 싸우는지 친하게 지내는지 모른다. 우리는 알 수 없다. 그저 한가롭게 헤엄치고 있다는 생각만 들었다. 내가 보는 건 우리가 상황을 보는 건 정말 제한적이다. 바닷가에서 위에서 바다 안을 들여다 보는데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 물고기들이 싸우는지 친하게 지내는지 모른다. 우리는 알 수 없다. 그저 한가롭게 헤엄치고 있다는 생각만 들었다. 내가 보는 건 우리가 상황을 보는 건 정말 제한적이다. 그 제한적인 걸 볼록렌즈로 집중해서 볼 필요는 없다.


몇 발자국 뒤로 가서 안정을 취하면 상황을 보는 눈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뭔가 장황하게 설명한 느낌인데 물멍을 하면서 이런 생각까지 해봤다.


그때에 거울을 보면 내 표정은 항상 웃고 있지 않았다. 내 표정을 보기가 싫어서 거울을 볼 때 얼굴을 잘 보지 않았다. 그렇게 검은색으로 가득 채우다가 채우다가 검은색을 칠하기를 멈췄다.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나씩 적어보기로 한거다. 내가 하고 싶은 일들만 적어서 하나씩 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하고 처음에는 공허한 기분이 계속 있었다.


하나씩 내가 좋아했던 것들을 하니까 이전에 느꼈던 좋은 감정과 생각, 추억들이 다시 떠올랐다. 내가 뭘 했을 때 가장 행복했을까 생각하다 보니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하고 싶었던 게 있었구나 하고 의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던 거였다. 나만의 행복한 때로 돌아가기 버튼을 만들었다.


기분이 조금씩 조금씩 나아졌다. 기분이 하루 아침에 100%가 좋아지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내가 그린 그림들을 다시 살펴보려고 하니 검은색으로 칠해져서 보이지 않았다.

어린 시절에 색깔 크레파스를 여러군데 칠하고 나서 검은색 크레파스로 위를 막 칠했다. 까만색 크레파스로 스케치북을 다 채우느라 내 손가락과 팔에 검은색이 다 묻었다. 그러고 나서 날카로운 도구로 그 위를 그으면 그 아래 감춰져 있던 아름다운 색깔들이 더 화려하게 보인다. 잘 그리지 않아도 더 선명하고 밝게 보인다.


그렇게 내 주변에 있는 소중한 존재들을 하나씩 더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칼은 열을 가하고 두드리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압력을 줄수록 더 단단하게 연마된다고 한다. 나도 지금 단단해지고 있는 과정 중에 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괜찮다. 나중에 결과는 아주 단단하고 멋진 사람이 될테니까.


힘들고 짜증나고 눈물나는 감정이 생겼을 때 내가 어떻게 하면 다시 되돌아올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살아가면서 또 다른 힘든 문제들이 생길거다. 하나 해결하면 또 다른 하나가 생길 수 있다. 그때마다 나는 그 힘든 시기를 이겨낼 것이다. 이번 일로 또 내가 성장했기 때문이다.


힘든 일들을 여러번 겪고 나니 다른 사람들을 위로해줄 수 있게 됐다. 검은색으로 다 칠해버릴 만큼 너무 힘들었지만 그 일이 끝나고 나서 난 더 어른이 되었고 아픔을 겪는 다른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자신의 마음을 검은색으로 칠해버리는 이유는 자신이 무슨 색깔인지 보이지 않게 숨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숨기고 싶거나 알리고 싶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이다. 내 마음이 까맣게 칠해버려서 다 덮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임시방편이었다.


덧칠을 하고 아주 새까만 검은색으로 뒤덮었지만 상처가 치유되는 건 아니었다. 다른 색깔을 칠해야 한다. 이제는 다시 이쁜 색깔을 고르고 골라 정성스럽게 색칠한다. 검은색과 다른 색깔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말이다. 검은색도 꼭 필요한 색깔이다. 다른 색깔들을 더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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