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일상 고찰 12화

구름의 하루는 매일 다르다

by 황태


가을이 찾아왔다. 공기 속에 녹아있던 뜨거운 응어리가 빠져나간 것이 느껴진다. 호흡이 매끄럽게 이루어지다 못해 콧구멍 내벽에 냉기가 감돈다. 그래서 내 감기는 끊기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매끄러운 감각에 이끌리듯 하늘을 바라보면 새삼 더욱 심오한 하늘이 보인다. 여름에 보지 못했던 심연의 파란빛이 구름 속에 감추어 있고, 그 파란빛을 가리는 구름은 짙게 물들곤 한다. 매일 시선을 두는 하늘은 바라보는 당시에는 엇비슷해 보이지만, 사진으로 남기니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사람의 하루를 그려 기록할 수 있다면 구름의 모양일 테다. 일상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우리는 매일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그리고 그 하늘은 매일 각기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구름의 모양은 규칙이나 패턴이 없어서 예측할 수 없다. 또한 비나 눈이라는 변수가 투입되면 버티다 못해 터져버리곤 한다. 또는 맑은 하늘이 구름을 몰아내버리기도 한다. 존재하지 않음으로 존재하는 하루다.


다만 구름은 자아가 없다. 자신의 운명과 위치 흘러감에 몸을 맡기는 수밖에 없는 먼지와 같이 가벼운 존재이다. 또한 하늘빛과 물의 양, 해의 색깔에 따라 시시 각각 바뀌는 융통성 없는 존재이다.


우리는 구름과 달리 자아가 있지만, 구름과 같은 삶의 변화를 견뎌내고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불안감이란 필연의 고통이며, 익숙함을 쫓는 행태란 막을 길 없는 자연스러움이다.


구름은 행복한가?

구름에게 잠시라도 자아가 발현된다면 그는 행복할 것인가?



나는 행복한가?

자아를 가진 채로 하늘에 매달려 구름과 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에 행복할 수 있는가?


구름을 바라보는 나는 매일 행복한 감정을 느낀다. 어쩌면 동질감에, 어쩌면 그의 부단함에, 어쩌면 생각할 길 없는 아름다움에 감탄하곤 한다. 어쩌면 그 자리에 못 박힌 나무와 거리와 돌들보다 구름은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매일 다른 하루를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할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다른 구름 아래를 지나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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