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
최근에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이런 내용을 보게 됐다.
곧 50살이 되는 사람이 나이를 빠르게 먹은 것에 비해 이루어 놓은 것이 없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50살쯤 되면 노후 대비부터 자산보유까지 다 이루었을 줄 알았다는 것이었다.
그 말에 한 강사님이 답변했다. 한 사람의 수명 100년을 하루라고 비유한다면, 당신은 지금 해가 쨍쨍한 정오의 시간을 살게 되는 것이라고. 벌써 인생을 마무리하며 정리할 시간이 아니라고.
참 인상 깊은 순간이었다. 인간이 하루만 살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내 시간은 오전 7시가 채 되기도 전의 시간이니까.
오전 7시는 내게 제약 없이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7시에 무엇을 할지 결정한다 하더라도, 그날 하루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오전 7시는 아침에 일어나 충분히 운동을 하고 여유롭게 씻고 준비한 후의 시간이다. 자칫 많은 것을 했다 착각할 수도 있지만, 이 모든 것은 오늘 하루를 잘 살아가기 위한 준비다.
아직 오전 7시의 삶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동안 선택해 온 길에 대해 아쉬워하고, 앞으로 새로운 길들을 살아나갈 수 있을지 걱정했던 것이다 나는.
얼마 전 팀장님과의 면담이 떠올랐다. 지금의 업무가 버겁다고 말하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그런 내게 팀장님께서는 이런 식으로 과장이 될 때까지 모든 업무를 조금씩 다 배워보라고 하셨다. 그때가 된다면 우리 팀의 모든 업무를 할 줄 아는 능력자가 되어 있겠지만, 그 말을 듣자마자 숨이 턱 막혔다. 그 길이 내 길이 될 수도 있는 일이지만, 내 인생이 한 가지 방향으로만 결정지어진 듯 막막했기 때문이다.
이대로 이곳에 있는다면 모든 업무들을 배워나가면서 30대 후반쯤 과장이 되겠구나. 그럼 그다음은? 과장이 되고 난 후 조금 더 욕심을 내어 파트장이나 팀장이 되지 않는다면 한 팀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다른 팀으로 이동될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운이 좋다면 55세가 될 때까지 여러 팀들을 전전하며 회사에 남겠지. 그리고 그다음은? 12시 이후의 삶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어떠한 길이 나의 길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하게 깨달은 점이 있다. 회사의 일만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노희영 고문’은 새로운 삶을 살아가겠다는 선포를 위해 환갑잔치를 10번 했다고 했다. 나 또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무엇을 해나갈 것인지 더 생각해야 한다.
현재 나에게 막막함이 존재한다면 5년 전의 내가 미리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무언가를 준비하고 공부한다면 5년 뒤의 나는 막막하지 않을 것이다.
인생을 시간개념으로 대입하자 모든 것이 선명해졌다. 나는 벌써 이 회사에서 퇴직할 것이라 인생을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안주해서는 안된다. 오전 7시의 지금 오후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 만약 12시 이전의 삶을 준비할 수 없다면 오후 12시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 나의 오후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