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일상 고찰 15화

멘탈관리

손아섭 작전실패, 이진영 첫 홈런, 김서현 9회 초 4 실점

by 황태


어제 한화와 SSG 과의 경기는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LG와 한화는 승리수 1.5 게임차였고, LG는 어제 NC에게 패했기 때문에 한화는 2경기를 이기면 LG와 1위 탈환전을 치를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 1위가 가을야구에서 1위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무조건 거머쥐어야 하는 승리였다.


그리고 가을야구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선수가 출전하는지, 출전해서 어떤 역량을 보여줬는지도 중요했다. 가을야구에 출전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아섭이 3회에서 빠졌다. 전날 경기에서도 실력발휘를 못했긴 했지만, 오늘 번트를 성공시키라는 작전에 실패하자마자 교체됐다. 잘하기로 유명한 선수고, 경력도 높은 선수가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3회에 빠진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컸다. 그리고 나는 차마 웃지 못하는 손아섭의 표정을 경기 내내 발견할 수 있었다.


다른 선수들을 향해 애써 웃음 지어 보이며 박수를 쳤지만 표정에 드리워진 그늘이 차마 떼어지지 않았다. 멘탈이 부서진 표정이었다. 그 심정이 차마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후배들 보기도 부끄러울 것이며, 당장 자신의 앞에 중요한 경기들에 대해 생각이 많아질 것이었다. 내가 당장 더 노력한다고 해서 단박에 바뀔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정말 답답할 것 같았다.


손아섭의 표정에서 내 얼굴을 엿보았다. 나의 삶의 감독되시는 하나님의 생각과 계획은 짐작할 수 없지만, 나는 순종하기로 마음먹었다. 다만 그 순간들 속에 있는 나는 불안하고 무서운 기분을 떨쳐내기가 참 어렵다.


그리고 이진영이 역전 2점 홈런을 쳤다. 첫 홈런이었고 위기의 순간이었다. 이진영은 가끔씩만 선두타자로 나갈 수 있는 선수였고, 그때마다 수비로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타격감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항상 그는 볼펜에 턱을 기댄 채 다른 선수들을 응원하고 또 어찌 보면 경기의 대기자로 분류된 느낌이었다. 팀에는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많으니 설자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이진영이 역전 2점 홈런을 쳤다. 쉽사리 점수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모두가 환호했다. 이진영은 여운에 젖어있는 모습이었다. 인생의 기회라는 것은 정말 짐작조차 하지 못하는 순간에, 예측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


그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꾸준한 멘탈관리다. 열심히 살아나가는 것은 이미 실천하고 있지 않는가. 문현빈이 위기의 순간에서 계속해서 팀을 구해내는 이유는 어떠한 상황에서든 멘탈을 잘 관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흔들리지 않는 묵직함과 우직함이 견고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9회 초 마무리 투수로 유명한 김서현이 2점 홈런을 한 번 맞자마자 멘탈이 흔들려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고 낮은 구속으로 볼넷을 내어주었다. 그리고 9번 타자에게 9회 초에 2점 역전 홈런을 맞았다. 멘탈이라는 것이 얼마나 깨어지기 쉬운지 느낄 수 있었고, 절대로 깨어지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잘하는 선수여도 멘탈에 좌지우지된다면 팀의 정말 중요한 기회를 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번 멘탈이 무너지게 되면 그 이후 다시 회복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 중요한 순간 다 이긴 경기를 한순간에 지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생각에 앞으로 한참을 힘들어할 것이다.


5시간 남짓의 경기도 이렇게 예측할 수 없는데 우리의 인생은 어떠한가. 그리고 그 인생이 지금 견디기 힘든 순간에 놓여있다면. 멘탈을 관리해야 한다.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매일을 더 단단해지려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 초심으로 살아가는 것과 감사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오늘 취직의 기쁨이 잔존한 입사 초반의 모습으로 감사해보려 한다. 나의 감독이신 하나님은 내 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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