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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태준 Jul 21. 2020

아무도 가지 않은 곳에 길을 낼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콜버스' 박병종 대표님 인터뷰

"'패스파인더(Pathfinder)' 즉, 길을 찾는 사람"


박병종 대표의 명함에는 CEO라는 직급 외에도 한 가지가 더 적혀있다. 'Pathfinder'라는 단어다. 문자 그대로 '길을 찾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콜버스팀의 지향점을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라고 한다. 아무도 가지 않은 곳을 달려 길을 낼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 사람들. 맨 앞에서 달리는 것이 위험한 줄도 알고, 두려움도 있지만 망설임 없이 달려든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규제를 뚫으며 나아가는 선두주자 답다는 느낌이 와닿았다.


1. 비즈니스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택시를 타려다 승차 거부를 당했다. 적절한 수단이 없어 안타까웠다. 이후 교통과 물류 모두를 혁신하는 '우버' 같은 모델을 고민했다.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비즈니스를 택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타다' 사태에서 보듯 규제가 문제였다. 기사 포함 렌터카의 금지 등 제도 문제와 택시업계 반발 덕분에 피봇(사업 영역 전환)했다.


현실적인 판단과 생존을 위한 캐시카우(고정 현금 매출) 확보를 위해 전세버스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특히 버스 기사님과 대여를 원하는 고객간 정보비대칭이 심한 시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만만치는 않다. 실시간 입찰에서 가격을 덤핑해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현재는 거래액과 신청 건수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고, 무엇보다 94%의 만족도를 확보했다.


2. 기준 

콜버스의 판단 기준은 대다수의 기사와 승객을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성'이다. 가령 대여 가격 같은 경우도 기존의 승객과 기사가 생각하던 선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게 맞춰가는 방향을 택했다. 더 멀리 그리고 같이 가기 위함이다.


3. 조율

콜버스 사내 이견 해결도 마찬가지다. 팀원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최종 판단은 회사의 이익이라는 분명한 기준이 있다. 다행인 것은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효율적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단계에서는 이미 가치를 판단해야 하는 내용보다는 방법론에 가까운 사안을 논의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데이터와 토론이 큰 도움이 된다. 정량적 근거와 논리는 빠른 의사결정을 만들고, 검증과 실행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서로 설득을 하는 과정 역시 장기적으로 함께 가는 방향이고, 무엇보다 토론 과정에서 해결책이 나온다는 강점이 있다.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한 콜버스 팀원들 (사진 = 박병종 대표 페이스북)

4. 사업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업은 연역식 사고로 결정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로지 성공만이 정답인 '답정너'가 아니다. 사업의 성공 방식은 시행착오를 빠르게 겪으며, 귀납식으로 체득하는 쪽이다. 그렇게 기대손실을 최소화해가는 과정이다. 정해진 루트에서 '누가 더 똑똑한가'를 겨루는 싸움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여러 번 시도할수록 확률은 높아진다. 첫 사업은 6가지 면을 가진 주사위처럼 경우의 수가 나온다면 두번째는 4면체에 가깝고, 3번째는 50%에 근접할 수 있다는 식이다. 그렇기에 첫 사업의 생존확률은 10% 남짓이라고 본다. '빨리 해보기'를 강조하는 이유도 같다. 최대한 많이 그리고 빠르게 실험해가는 것이 성공을 향한 길이다. 다만 잘못된 방법만으로 반복하라는 소리는 아니다.


5.마인드

스타트업 구성원은 마인드부터 조금 다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를 이용해 나의 역작을 만들겠다'는 미켈란젤로 마인드셋 이나 '경영진과 팀원은 1회성 관계가 아닌 평생 서로 돕고 공생하는 파트너가 되자'는 얼라이언스 관점 을 도입한 이유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 교육에 아쉬운 점이 많다. 중국과 이스라엘은 성인식 전후로 금융과 상거래 지식부터 가르친다. 반면 우리나라는 돈에 대한 욕망을 숨기고 나쁜 것처럼 취급하지 않나. 시작부터 잘못됐다. 스타트업 종사자는 궁극적으로 창업을 꿈꾸고 잘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여야 한다고 본다.


6. 소통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곧 문화를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소통 과정에서의 미스야말로 가장 큰 비용을 유발하는 문제기 때문이다. 같은 이야기도 상황에 따라 의지를 돋우거나 부정적 영향을 줄 수가 있다는 점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한 커뮤니케이션 문화 속에서 자율을 추구하고, 결과로 말하고 있다. 효율적이되 책임은 명확하게.

콜버스 서비스. (사진 = 콜버스 홈페이지 캡쳐)

7. 실험

스타트업은 시장조사와 빠른 검증이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엄청 멋지게 표현할 필요는 없다. 구글 닥스나 typo로 간단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초반에는 프레임워크 최소화를 고려했다.


8. 성장

지금은 더 빠른 성장을 추구하면서 경영자로써 증명하고 싶다. J커브 그리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돈을 잘 벌어야 하는 조직이다. 아둥바둥하지 않아도 이미 매출이 나온다는 마인드로는 부족하다. 성장 위에 좋은 문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자본주의는 자전거와 같다.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넘어지고 무너진다. 동시에 부 자체가 승수효과를 낳기도 한다. 그렇기에 성장도 퇴보도 기하급수적이라고 생각한다.


9. 창업 준비

무엇보다 빨리 해보라는 것이 답에 가장 근접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나 처절한 실패보다는 가벼운 실행이 좋다고 생각한다. 전부를 투자했다가 과하게 무너지면 다시 일어설 수 있겠나. 사이드 프로젝트 등도 좋은 방법이다. 그 외에도 창업을 생각한다면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시작하길 추천한다. 정말 가능성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지원금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박병종 대표님은 이외에도 '먼저 길을 낸' 사람으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커리어 설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진단해주셨다. 선배 기자로 좋은 모델이 된 것 외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감사함을 작게나마 표현하는 방법은 박대표님의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이 글을 남긴다.


창업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박병종 대표님의 브런치(https://brunch.co.kr/@brunchmpto)를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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