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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FRUIT STORY

크림슨

"짙은 빨강에 약간의 파란색이 섞여 보랏빛이 도는 색"

by 전성배

#스물세 번째 글


씨 없는 포도


가을까지 계속해서 먹었던 짙은 흑색의 우리나라 포도 캠벨 얼리(Campbell ear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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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가 끝나고 저장되었던 물량까지 출하되는 시기가 되면 점차 공급량도 수요량도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씨 없는 포도'가 점점 그 빈자리를 지키며 내년 우리나라 포도가 듬직하게 자라 출하하기

전까지를 책임진다. 그것이 바로 가장 많이 수입되어 오는 칠레산 씨 없는 포도 '크림슨'

(외에 레드글로브[거봉], 톰슨 시들 레스[청포도])


'crimson'이라 부르다


강렬하며 밝고 짙은 빨강에 파란색이 섞여 은은하게 보랏빛이 도는 색상

씨 없는 포도에 이런 멋스러운 이름이 붙은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크림슨이라는 색과 유사하여 붙여진 이름, 그래서 '크림슨 포도'라고도 불린다. 다른 나라에서도 수입되지만, 2002년 10월 25일 한국의 첫 'FTA(자유무역협정)' 이후로 80~90%는 칠레에서 수입되어 온다. (현재 한국과 칠레 사이의 FTA는 남미권과의 FTA 체결을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 중 최초의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씨 없는 포도 크림슨' 씨가 없고 당도 높으며 껍질째 섭취할 수 있어 어린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두루 두루 좋아한다. 가을 중간부터는 부담되지 않는 가격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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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있다. 씨 없는 포도


우리나라에도 씨 없는 포도가 있다. '델라웨어' 일반 포도에 비해 송이와 알크기가 모두 작은 포도이다.

캠벨이 시작하기 전과 시작 초기까지 출하되는 품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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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없는 포도는 어떻게 태어나나


(델라웨어를 기준)'지베렐린'이라는 식물생장조절제를 사용하여 만들어 낸다. 개화하기 약 2주 전의 봉오리의 송이를 '지베렐린'이라는 수용액으로 침지 처리를 하고, 다시 개화 후 약 2주일째 이전과 마찬가지로

송이를 침지하면 열매의 비대 생장이 촉진된다. 이렇게 익은 씨 없는 포도는 숙기가 빨라지고, 당도가 증가하여

상품성이 높아진다.


[네이버 지식백과] 포도나무의 계통과 품종 (두산백과)


'크림슨'을 맛보다


맛을 보기도 전에 외관상 드러나는 그 색감에 멈칫하게 되었다. 붉은 빛깔에 모습은 기존 우리나라의 캠벨포도의 남자다운 색감과 달리 여성스럽고 화려했다. 한알을 떼어 낼 때, 캠벨과 달리 조금은 더 힘 있게 떼어 내야 했고, 손에 감기는 촉감은 단단했다. 캠벨이 천에 감싸인 푸딩이라면, 크림슨은 그보다 단단한 젤리 같았다. 반을 깨물었을 때, 깨끗하게 잘리는 모습이 좀 더 먹기 편했다.

씨까지 없으니 당연한 말이겠지

신맛은 찾아볼 수 없는 너무나도 당도 높은 과즙이 입안에 가득히 퍼졌고, 캠벨의 부드러움과 달리

단단한 식감과 크기는 몇 알로도 든든할 수 있으니, 되도록 오래오래 먹고 싶은 맛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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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크림슨'이란


줄기가 싱싱하고 알이 단단한 것이 좋다. 수입되어 들어오는 과실이기에 운송과정 중의 포도의 눌림이나 갈라짐 등은 감수할 수 있지만, 역시나 줄기가 싱싱하고 단단한 것이 식감면이나 신선 도면에서 더 좋다.

껍질째 먹다 보니 깨끗이 세척 후에 섭취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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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라는 이름은 같지만, 크림슨과 캠벨은 생김새부터 식감, 맛까지 확실히 구별되는 과실이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 기호가 한쪽으로 치우칠 우려가 크다. 그렇기에 FTA 체결 당시 쌀과 사과, 배는 수입 대상에서 완전 제외함으로써 우리 농업계의 입장을 반영하고 포도의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공급이 어려워지는 시기에만 수입량을 대폭 늘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허나,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캠벨과 겹치는 시기는 존재하고 초기 출하 단계의 캠벨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는 칠레산 씨 없는 포도는 그 당시에도 인기가 많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포도의 수요가 원활하지 않게 될 우려가 있으니, 소비자가 골고루 다양하게 포도를 포함한 과일을 먹는다면 국내ㆍ국외 관계에 있어 긍정적인 웃음을 지을 수 있지 않을까, 농민도 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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