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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FRUIT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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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성배 Feb 16. 2017

스위티 & 메로골드

"not 꿀피부 & 꿀피부"

#서른세 번째 글


초록의 자몽


쌉싸래한 맛과 그 사이를 메꾸는 달콤함, 동그란 모양에 오렌지보다 크며 매끄럽다.


평소 접하기 쉬운 자몽은 두 가지 정도로 분류되는데, 껍질과 과육 모두가 밝은 노란색을 띠는 것과

밝은 노란색 바탕에 붉은색이 서려 있는 껍질과 붉은 과육의 '루비 레드''스타루비'가 있다.

위 두 가지 종류가 흔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몽'을 떠올렸을 때, 말할 수 있는 종류이다.

허나, 오늘 말하고자 하는 건 다 알고 있는 노란 껍질과 붉은 속살의 자몽이 아닌 초록의 껍질을 지닌 '청자몽'이다.

얼핏 보면 비슷한 모양새이지만, 분명히 다르다. 왼쪽은 '스위티' 오른쪽은 '메로골드'다.


'초록의 자몽'이라고도 불리는 두 과실은 단일 품종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자몽과 감귤류를 교배하여 만든 '교잡종'이다.


자몽의 단맛을 극대화하다


자몽은 위에서 언급하였듯 쌉싸름한 맛이 강하고 단맛이 그것을 다 가리지 못하는 과실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에선 생식으로 소비되는 양보다 에이드와 주스 등 음료로 가공되어 소비되는 양이 압도적이다.

그렇담 보통의 자몽으로는 어려운 생식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문화와 과학이 발전하면서, 보다 많은 배움으로 인류는 삶이 더 나은 미래를 지향하길 바라며 나아 왔다. 그중 '의식주(衣食住)'는 인간의 가장 기초이며 항상 인류와 함께 커 왔는데,


'식(食)'의 발전은 두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농작물을 교배하여 새로운 과실을 탄생 시키는 것으로 더 많은 먹거리를 만들었다.


그 많은 산물 중 하나로 '스위티''메로골드'가 생겨난 것이다.


스위티 & 메로골드


자몽은 그 반개 정도의 양으로도 사람에게 필요한 하루 비타민C의 양을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비타민 함량이 많다. 그 외에 감기 예방과 피로 해소, 숙취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한 자몽을 어머니로 둔 스위티와 메로골드도 같은 특징을 지녔는데, 자몽에서 쓴맛을 내는

'나리긴( naringin' 성분이 그중 하나 이다.


허나, 스위티와 메로골드는 자몽보다 높은 당도를 가진 것이 특징, 겉껍질과 하얀색의 속껍질을 제거 후 섭취하면 그 과실만의 독특한 단맛과 과즙을 즐길 수 있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스위티는 '이스라엘', 메로골드는 '캘리포니아'산이 대부분이다.


두 가지를 맛보다


먼 시선에서 두 개의 과실이 함께 쌓여 있는 모습을 보았다. 겉보기엔 둘 다 '황록색'을 띠는 것이 "왜 같은 것을 저리 진열했나" 하는 생각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마주했을 때, 거친 모공의 과격한 남성을 닮은 소위 무식한 크기의 '스위티'와 정반대로 매끄러운 얼굴을 뽐내는 여성의 모습을 한, 크기로도 스위티보다 극명하게 차이나는 아담한 '메로골드'였다.


상극으로 생긴 두 녀석을 하나씩 들었다.

촉감마저 어찌 생긴 거랑 이리 똑같을까

서둘러 맛보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자몽을 싫어하는 입맛 탓에 맛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들어 궁금하지 않을 수도 있었으나, 그 생김새가 참으로 맛을 궁금하게 했다.


"스위티는 이름 그대로 정말 달콤할까, 메로골드는 그 어감이 '멜론'과 비슷한데, 혹시 멜론 맛이 나는 것은 아닐까"

두 개 모두 반으로 갈랐을 때, 아니 가르고 있을 때부터 들었던 생각은 하나였다. "칼로 자르면 쉬울 텐데.." 칼이 없었던 터라 손으로 겨우 반쪽을 냈다. 다행히 오렌지처럼 단단한 껍질이 아녔기에 힘겨웠으나, 손으로 해낼 수 있었다.


생각보다 더 두꺼운 스위티의 껍질과 상대적으로 얇은 축에 속하지만, 일반 자몽보다는 두꺼운 메로골드의 껍질은 그 두께만큼 향을 머금고 있었다.


향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고 물로 열심히 닦아냈던 손엔 지금도 여전히 향이 남아 있으니까,

겉과 그 안의 속껍질까지 벗겨 먹어야만 비로소 이 과실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귀찮지만 당연히 해야 하는 일, 모든 껍질을 다 벗겨내고 보았을 때,


마치 비타민C 가루에 저려 놓은 듯한 색을 띠고 있었다. 더이상 외관상으로 둘을 구별하기는 어려웠고, 지체없이 입에 넣었다. 그리고 이내, 그 모든 일련의 과정을 보상받았다. 너무나 달콤했다. 같은 모양새이며 맛도 비슷했으나 그러면서도 달랐다. 씁쓸한 맛은 나타나지 않았다.


메로 골드는 그 이름이 부드러운 단맛을 뜻하는 'Mellow'와 노란 껍질을 뜻하는 'Gold'의 합성어인데

그 말처럼 단맛이 부드럽고 알갱이 하나하나가 여타 다른 감귤류에 비해 크기가 큰 탓인지 톡톡 터지며 나오는 과즙이 상쾌했다.


스위티도 그 단어처럼 매우 달았다. 메로골드와 마찬가지로 큰 알갱이는 많은 과즙을 뽐내었다.

되려 메로골드 보다 더 달았으나, 마치 만들어진 단맛 같았다.

부드럽게 밀려오는 단맛이 아닌 목으로 넘어가지 않고 입안에 남으려는 '설탕'같은 단맛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사계절 내내 찾을 수 있는 자몽과 달리 스위티와 메로골드는 시기가 비슷하게 겹치는데 그때가 11월부터 3월까지 이다. 바로 추운 계절인 지금이 가장 맛 좋게 즐길 수 있으니

봄이 오기 전에 맛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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