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FRUIT STOR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성배 Feb 28. 2017

붉은 생기를 품은 '귤'

의도치 않게 빠져든 사랑처럼,

#서른다섯 번째 글


사계절 모든 곳에 피는 '귤'


사계절 내내 만날 수 있는 과일이 얼마나 될까, 바나나, 파인? 사과와 배도 가을에 재배 후 저장하여

돌아올 가을까지 차등 출하를 하니 그 또한 포함될 수 있겠다. 그런데 여기 사계절 내내 곁에 있는 '귤'이 있다.

알고 지낸 그 귤 녀석과 달리 몸집이 몇 배나 더 크다. 굴곡 없이 매끄러운 동그란 모양과 '도돌도돌'한 

많은 수의 구멍 같은 점이 빼곡하다. 붉은 빛깔이 마치 고여진 물에 물감 한 방울이 떨어져 퍼지듯

서려 있다. 


레드 루비 자몽


자몽의 종자 중 하나이다. 겉껍질에 서린 붉은 빛깔과 그것을 따라 붉게 물든 속살이 특징인 녀석이다.

쌉싸래한 맛이 강하기에 그 맛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은 무리 없이 먹을 수 있겠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은

한번 가공을 거친 음료나 음식에 가미하는 것으로 섭취 하는 편이 좋다.


쌉싸래한 맛이 나는 이유


나린진(naringin)’이라는 성분에 의해 자몽은 귤과 닮은 외형과 달리 쌉싸래한 맛을 내 입맛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게 된다. 그렇담 여기서 드는 생각은 '불필요'라는 말 뿐이다.

허나, 그런 반갑지 않은 맛을 내는 '나린진'은 체내에 있는 불필요한 지방을 연소시킨다. 그렇기에 패스트푸드와 같은 기름진 식사 후 자몽을 반 개 정도를 섭취하면 불필요한 지방 흡수를 떨어 뜨릴 수 있다.


또한 자몽 한 개에는 일일 권장량만큼의 비타민C가 있으니 매일 한 개씩을 섭취하면 좋다고 한다.


의도치 않은 탄생, 새로운 선물


18세기 무렵 서인도 제도와 바베이도스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은 중국의 '포멜로(Pomelo)'라는 종을 

재배하기 위해 국내로 들여왔는데 이것을 키워보니 포멜로와 다른 본 적 없는 과일이 열린 것이다.

당시엔 포멜로가 열릴 씨에서 다른 것이 나온 것을 이해할 수 없었고, 그것을 알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200여 년이 지난 후 그들은 자신들이 들여온 포멜로 종이 자라면서 오렌지 종자와 교잡되어 생겨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실마리가 풀린 이 과일은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바베이도스에서

'국민과일' 대접을 받고 있다.


그 생김새와 효능 보관도 용이한 특징을 보면 '당연하다'라는 말이 나온다. 누구가의 의도도 예상도 아닌

뜻밖에 찾아온 이 새로운 과일은 그만큼 아름다웠으며 고마웠고 입이 즐거웠다.


생각해보면 현대에 들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의도적으로 계산적으로 탄생한 것이 얼마나 될까,

아주 오래전 인간이 '삶'이라는 것을 좀 더 윤택하게 가치 있게 보내고자 했을 때, 

우릴 감싼 자연은 그것을 돕고자 '우연' '운명'이라는,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단어를 겉에 두르고 

우리가 해낼 수 있는 선에서 하나씩 던진 것일지도 모른다. 자몽도 그 중 하나이지 않을까,


의도치 않게 빠진 사랑도 '우연'과 '운명'을 두르고 던진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녀(그)가 앞으로 너의 '삶'을 좀 더 가치 있게 해줄 이유라고,


자몽을 맛보다


요즘엔 찬 공기가 제법 낮에는 미지근하다. 아마 이젠 봄이 겨울과 자리를 맞바꾸려 기다리는 시간을 많이 지루하게 여기는 모양이다. 그런 오후에 자몽을 하나를 햇빛 좋은 밖으로 가져 나갔다. 

보기에 동그랗고 다부졌던 그것은, 붉게 상기된 그것은 참으로 고왔다.


햇빛에 비친 붉은 자몽이 얼마나 반짝거릴지 궁금했고, 지체없이 반으로 잘랐다. 

나뉘어진 자몽의 단면으로 햇빛이 닿았다.

빛이 닿은 자몽의 단면은 어느 맑은 강가에 햇빛이 닿아 수면과 가까운 속내가 보이듯 자몽의 알갱이가

훤히 보였다.

한 조각을 크게 잘라 껍질과 과육 사이를 손으로 벌렸다. 이전에 스위티, 메로골드와는

달리 껍질이 잘 벗겨진다. 껍질을 떼어낸 자몽의 겉은 '알베도(자몽 겉은 하얀 섬유조직)'가 가득하다. 

허나, 그마저도 예뻐 보이니 되었다,


드디어 크게 한입을 물었다. 그리고 이내 쌉싸름한 맛이 혀를 건드리고 입안을 가득 채웠다.

역시 익숙해질 수 없는 맛이였다. 허나, 떫은 단감과 같은 거부감만 드는 맛은 아니었다.

다른 입맛이라면 좋아하리라,

난 아마 그저 음식에 가미해 먹거나 음료로 가공해 먹어야 하는 입맛인가 보다.


맛있는 '자몽'이란


크기를 보기보다는 들었을 때, 묵직한 것이 좋다. 또한 동그란 모양이 찌그러져 있지 않고 고르고 윤기가

흘러야 수분감이 많은 자몽이다. 자몽은 90%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수분감이 마르면  겉을 만졌을 때

단단함이 떨어지는데 그것은 식감이 떨어지니 피하는 것이 좋다.


INSTAGRAM / PAGE / FACE BOOK / NAVER POST / TISTORY (링크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