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 방의 창문은 조금 열려있습니다. 이른 아침 현관문을 열었을 때 홀연히 스치는 찬바람에 기분이 환기됨을 느껴, 기어이 창문을 열고 말았습니다. 저의 뒤 좁다랗게 열려있는 창문의 틈새에서 찬바람의 점시가 느껴집니다. 그 남모를 시선이 썩 기분 좋아 오후가 된 지금도 저는 창을 닫지 않고 시린 손끝과 발끝을 참으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몸이 노곤해져 녹아내릴 것 같은 주말의 오후. 덕분에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독자님들은 한가로운 주말의 오후를 무엇을 하며 보내고 계시나요? 그보다 식사는 하셨나요? 주말의 루틴은 대체로 평일과는 다르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 식사를 하지 않으신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식사를 이미 하셨든 아직 하지 않으셨든 필히 차 한 잔의 매듭은 꼭 지으시면 좋겠습니다. '식사'란 생명의 지속을 위한 중차대한 일이니 만큼 갖은 재료의 생명력이 온몸에 잘 녹아들게 하는 차 한 잔은 꼭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차 한 잔의 매듭이라면 더욱 좋겠지요.
오늘은 농민신문사의 뉴스를 보다 설을 한 달 앞둔 지금, 설 선물에 대한 수요를 분석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올해는 지난 설과 비교해 건강식품이 설 선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주된 골자였고, 그 중심에는 '홍삼'이 있었습니다. 사실 앞서 추석에도 건강식품에 대한 선물 수요가 부쩍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농축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당연히 더 높지만, 건강식품군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에 그쳤던 이야기였죠. 하지만 코로나가 창궐한 지 1년이 된 지금, 지난 설과 비교해 건강식품군의 종류와 수요, 매출은 압도적으로 늘었습니다. 이 모두가 코로나에 따른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올랐기 때문이겠죠.
롯데마트의 경우에는 홍삼 관련 제품의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49% 상승했다고 합니다. 마켓컬리는 동기간 기준 약 280%, SSG 닷컴은 약 33% 상승했다고 하죠.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한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규모가 올해 4조 9000억으로 전년 대비 약 6.6% 성장했을 거라 추산하였고, 예상대로 홍삼의 인기가 가장 두드러진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대형 유통 업체가 건강식품의 폭발적 소비를 일찍이 예상하며, 다양한 가격대와 형식의 상품을 선보인 것도 수치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제기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올해 농축수산물의 매출 폭은 상대적으로 줄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명절 선물의 수요층은 매년 일정한 규모를 유지하기에 그 안에서 서로 서로 수요를 나눠먹는다면, 한 쪽의 성장은 다른 쪽의 더딤을 의미할 것입니다. 뭐, 홍삼도 농산물의 범주에 속하는 만큼 뭐든 좋은 일이겠지요. 다만, 과일에 조금 더 편중된 사랑을 하는 간사한 저로서는 조금 시기 어린 마음이 드네요..:D 그래도 이 마음은 변함없습니다. 코로나로 어려운 현 농업계에 이번 설이 잠깐의 단물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의 삶과 농산물 사이의 교점을 말하다"
농산물 에세이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전성배 지음
전성배 田性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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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에세이 / 2021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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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이면》 : 전자 수필집 / 2020 .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