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팔고 있습니다>의 마지막 장
“이제 막 가을을 발음하기 시작한 것 같은데, 두 눈은 이미 하루에도 몇 번씩 겨울의 그것을 목격한다. 자주 가는 스타벅스는 벌써부터 붉은색과 초록색으로 메뉴판과 텀블러, 직원들을 꾸미며 겨울도 모자라 크리스마스를 발음하기 시작했다. 번화가의 옷가게들은 가디건을 뒷방에 두고 도톰한 코트나 패딩 같은 겨울옷을 앞에 세우며 겨울을 준비하라 소리치고, 얼마 전 연인과 가평으로 가는 길에 만난 무수한 단풍은 지금 속속 낙엽이 되어 추락하고 있다.
올해는 유독 더 가을이 짧게 느껴진다. 10월 초에 찾아온 유례없는 영하의 날씨가 이 감각을 더욱 확실하게 만들었다. 지난가을에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를 독자들에게 소개하며 ‘가을’편에 특별히 더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는데, 더 많은 독자에게 말하지 못하고 가을을 보내는 게 못내 아쉽다.
하지만 별 수 없는 일. 계절은 예정대로 겨울을 입고 얼마간 세상을 얼릴 것이다. 누군가의 아쉬움 따위에 이 중한 행사를 멈출리 없다. 그저 마음껏 말하지 못한 가을만큼 겨울을 말하자고 스스로를 위안할 뿐이다. “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의 네 번째 챕터인 ‘겨울’입니다. 많은 것이 숨죽이고 사는 계절이니만큼 ‘겨울’편은 귤과 유자, 한라봉, 곶감이 전부인데요. 여름과 가을에 비하면 반밖에 되지 않는 분량이지만, 이 척박한 계절에도 곱게 숨을 쉬는 것들입니다. 대견하다 도닥여주시고, 잘했다 칭찬해주시기 바랍니다.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는 일 년의 시간을 들여 읽는 책입니다. 그 계절에 맞는 챕터를 펼쳐 그 계절을 제철로 두고 있는 작물을 읽으며, 그 작물을 맛보는 것. 그것이 계절과 그 계절의 작물을 이야기하는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의 독서법입니다.
겨울은 그 마지막 장이며, 동시에 시작의 장이기도 합니다. 봄부터 읽어주신 독자님은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당신이 감각할 계절의 범위가 더욱 확장되었길 바랍니다. 아울러 여름이나 가을부터 읽어주신 독자님이라면 다음 그다음 계절까지 즐거운 독서가 되길 희망하며, 이번 겨울부터 읽기 시작한 독자님은 앞으로 일 년은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를 곁에 두고 살아주시길 바랍니다.
[격간隔刊 전성배 산문]의 지난 이야기
봄호 & 초여름호 & 가을호
https://smartstore.naver.com/siview/products/5731698952
전성배 田性培
aq137ok@naver.com
http://m.site.naver.com/0Ovac : 홈페이지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 농산물 에세이
[격간隔刊 전성배 산문] 과월호 / 연재 수필
@_seong_bae : 미문美文
@_siview : 농산물農産物
@seongbae91 :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