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상담: 몸은 늙는데, 마음은 왜 안 늙나요.

여러 가지 상담실 이야기

by 김은희

“선생님, 몸은 늙는데, 마음은 왜 안 늙나요?”


중년 여성이 상담 중에 꺼낸 말입니다.

자녀가 사춘기를 거쳐서 독립할 즈음이면 부모는 어느새 갱년기를 맞이합니다.

거울 속의 나는 예전과 많이 달라져 보입니다.

마음은 한편은 참 허전합니다.


그런데요,

마음은 늙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요.

몸이 늙는 것도 서러운데 말이지요.


지금은 인생의 1막을 마치고 난 인터미션의 시간입니다.

잠시 숨을 고르는 쉼이 필요합니다.


자녀의 성장, 남겨진 마음


51세 김미정(가명) 씨는 둘째 자녀의 대학 입시가 끝난 후에 일상의 공허함을 느낍니다.


"선생님, 아이들 챙기느라 바빴을 때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었어요.

아이들이 다 나가고 조용한 집 안에 혼자 있는 시간들이 좋은 것도 잠시,

요즘 마음이 텅 빈 느낌이 들어요.

몸도 예전과 같지 않아요.

여기저기 아프고 감정 기복도 심해요.

밤이 되면 여러 가지 생각으로 잠도 안 오네요."


"선생님, 요즘에는 내가 예전에 배우고 싶었던 것들과 해보고 싶었던 일들이 문득 생각나지만 시작은 어려워요."

지금이 더 일하고 싶은 나이


민정씨는 61살이 된 선배언니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선생님, 그 선배가 그러더라고요.

60이 넘었는데 오히려 더 일하고 싶대요.

이제야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알겠다고요.

그 말을 듣는데, 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나이는 그저 시간의 숫자일 뿐입니다.


변화의 문 앞에 서 있는 당신에게


그동안 얼마나 많은 책임을 감당하며 살아왔나요.

그래서 자녀가 떠난 뒤의 적막해진 집안,

몸과 감정의 휘몰아치는 변화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사회적 위치 속에서 나의 삶 전체가 낯설어질 수 있습니다.


부모가 되는 순간부터 자녀의 시간에 맞춰 살게 됩니다.

그래서 자녀가 독립하면 마치 정체성을 잃은 것 같은 공허함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허전함과 공허함은 변화를 준비할 수 있는 전환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관계 중심의 삶에서 자기중심의 삶으로 천천히 방향을 돌릴 시기입니다.

나답게 살아가는 연습이 필요한 때입니다.


늙지 않는 마음으로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나이는 숫자일 뿐입니다.


마음이 아직 나를 향해 질문하고 있다면 다시 봄꽃처럼 피어오를 수 있습니다.


중년 이후의 삶은 두 번째 봄의 시작입니다.


마음은 안 늙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