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talie Dec 07. 2024

핑키를 살려주세요 엄마

“엄마 저도 다리가 아파요”


핑키야 핑키야  잘 잤어?

오늘도 배고프지

언니가 아침밥 또 줄 테니

잠깐만 기다려



엄마 엄마 우리 핑키 아침밥 좀 주세요

땡그랑, 매일 동전 한 개씩

핑크색 돼지 저금통,

핑키에게 아침밥이라고 주는

착한 엄마딸 네 살 혜리야

엄마가 …




어쩌지 이를 어째…

몇 날 며칠 집에 안 들어오는…

자동차 없이는 아기들을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이

너무도 멀디 먼 이곳에서

우유도 기저귀도

세 아이를 먹일 음식들도

다 떨어져 가는데…




지갑에는 한 톨도 안 남고

마지막 희망이라고는

혜리의 애지 중지

꽤나 묵직하게 잘 키워놓은

토실 토실한 핑키뿐이라니…




네 살짜리와 타협과 설득이라니…

두어 시간 목놓아 울던

네 살 베기 착하디 착한 누나 혜리

아가 동생들 배고프다 하니

눈물 훔치고 와서는





엄마 핑키 많이 안 아프게

  핑크 밴드 붙여주세요 엉엉엉 “


“엄마 나중에 다시 꼭

핑키 밥 많이 많이 주세요 훌쩍훌쩍 “




네 살 혜리보다 더더욱 크게

목놓아 울고 싶은 세 아이의

젊은 엄마는 큰 눈물방울

목으로 몰래 삼키고

네 살 딸을 꼭 안아주며


엄마가 꼭 약속 지킬게,

핑키 안 아프게  예쁜 밴드도 같이 붙이자 “



이제부터가 더 큰 위험과 도전

두 아가는 유모차에

네 살 베기는 나와 같이

그 먼 힘든 길을 도보로

산행보다 더 가파른 언덕을

내려가서 아기들

무거운 몇일치 식량을 사서

다시 올라오는데

총 서너 시간의 강행군 여정




네 살짜리 중에 세상에서

가장 인내심이 많은 혜리는

가파른 한 시간 오르막 길에

두 아가동생과 몇일치 장본 것이

실려있는 유모차를

만세 하듯이 두 팔로 밀며

힘겹게 올라가는 엄마를 보다가

꾹 참고 참다가는 끝끝내

울음이 터져 버렸네


엄마 이젠 저도 다리가

   너무너무 아파요 엉엉엉 “



딸아이의 울음소리는

25년째 내 귀에서

내 가슴속에서 떠나지 않고…



아모레 아줌마이셨던 엄마께서

세 살 베기 나를 꼭대기 집에

두고 일을 하시는 내내

내 울음소리가

엄마귀에서 울렸다 하심을

가슴 부여잡으며 실제 엄마의

그 심정을 통탄을 그대로...






나의 엄마를

아프게 만든

나의 울음소리마저

꼭 빼닮은 나의 네 살 베기...


핑키 사러 언제 꼭 같이 가자

엄마가 약속 지킨다 했으니...




***이미지: Pixabay, Pexel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