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도 다리가 아파요”
핑키야 핑키야 잘 잤어?
오늘도 배고프지
언니가 아침밥 또 줄 테니
잠깐만 기다려
엄마 엄마 우리 핑키 아침밥 좀 주세요
땡그랑, 매일 동전 한 개씩
핑크색 돼지 저금통,
핑키에게 아침밥이라고 주는
착한 엄마딸 네 살 혜리야
엄마가 …
어쩌지 이를 어째…
몇 날 며칠 집에 안 들어오는…
자동차 없이는 아기들을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이
너무도 멀디 먼 이곳에서
우유도 기저귀도
세 아이를 먹일 음식들도
다 떨어져 가는데…
지갑에는 한 톨도 안 남고
마지막 희망이라고는
혜리의 애지 중지
꽤나 묵직하게 잘 키워놓은
토실 토실한 핑키뿐이라니…
네 살짜리와 타협과 설득이라니…
두어 시간 목놓아 울던
네 살 베기 착하디 착한 누나 혜리
아가 동생들 배고프다 하니
눈물 훔치고 와서는
“ 엄마 핑키 많이 안 아프게
핑크 밴드 붙여주세요 엉엉엉 “
“엄마 나중에 다시 꼭
핑키 밥 많이 많이 주세요 훌쩍훌쩍 “
네 살 혜리보다 더더욱 크게
목놓아 울고 싶은 세 아이의
젊은 엄마는 큰 눈물방울
목으로 몰래 삼키고
네 살 딸을 꼭 안아주며
“엄마가 꼭 약속 지킬게,
핑키 안 아프게 예쁜 밴드도 같이 붙이자 “
이제부터가 더 큰 위험과 도전
두 아가는 유모차에
네 살 베기는 나와 같이
그 먼 힘든 길을 도보로
산행보다 더 가파른 언덕을
내려가서 아기들
무거운 몇일치 식량을 사서
다시 올라오는데
총 서너 시간의 강행군 여정
네 살짜리 중에 세상에서
가장 인내심이 많은 혜리는
가파른 한 시간 오르막 길에
두 아가동생과 몇일치 장본 것이
실려있는 유모차를
만세 하듯이 두 팔로 밀며
힘겹게 올라가는 엄마를 보다가
꾹 참고 참다가는 끝끝내
울음이 터져 버렸네
“ 엄마 이젠 저도 다리가
너무너무 아파요 엉엉엉 “
딸아이의 울음소리는
25년째 내 귀에서
내 가슴속에서 떠나지 않고…
아모레 아줌마이셨던 엄마께서
세 살 베기 나를 꼭대기 집에
두고 일을 하시는 내내
내 울음소리가
엄마귀에서 울렸다 하심을
가슴 부여잡으며 실제 엄마의
그 심정을 통탄을 그대로...
나의 엄마를
아프게 만든
나의 울음소리마저
꼭 빼닮은 나의 네 살 베기...
핑키 사러 언제 꼭 같이 가자
엄마가 약속 지킨다 했으니...
***이미지: Pixabay, Pex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