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3화 (매주 수요일)
강가에 키가 큰 왜가리 한 마리가 서 있었어요. 왜가리는 긴 다리를 쭉 펴고 서서 물가를 바라보았어요. 그러다 몸을 천천히 구부렸다가 다시 폈어요.
"올 때가 됐는데..."
왜가리는 혼잣말을 하며 고요한 물 위에 얼굴을 비춰보았어요. 그러고는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기다렸어요.
"아직 안 오네."
그는 다시 한 번 깃털을 정성스럽게 다듬었어요. 날개 깃털을 살짝 부풀렸다가 정리하고, 부리로 조심스레 빗질하듯 쓸어내렸어요. 그러다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며 가만히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어요. 바람이 부드럽게 깃털을 스쳐 지나가자 왜가리는 그것으로 다시 한 번 단장을 했어요.
그렇게 몇 번이고 준비하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요.
멀리서 작은 그림자가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하얗고 작은 왜가리 한 마리가 천천히 날아와 물가에 내려앉았어요. 애가리였어요.
애가리는 물 위를 들여다보더니 고개를 살짝 기울였어요. 그리고 긴 다리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었어요.
"왜가리 오빠, 오래 기다렸죠?"
왜가리는 애가리를 보며 미소 지었어요.
"괜찮아. 너를 기다리는 시간도 즐거웠으니까."
애가리는 방긋 웃으며 자신의 깃털을 살짝 정리했어요.
"저도 예쁘게 하고 오고 싶었어요."
왜가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애가리 옆으로 다가갔어요. 그리고 두 마리의 왜가리는 나란히 서서 잔잔한 강물을 바라보았어요. 물에 비친 서로의 모습이 반짝였어요.
"우리, 오늘은 어디로 갈까?"
애가리가 고개를 갸웃하자 왜가리는 날개를 펼치며 하늘을 가리켰어요.
"하늘이 맑으니, 함께 멀리 날아가 보자."
그렇게 두 마리 왜가리는 힘차게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맑고 푸른 하늘 위로 두 마리의 깃털이 부드럽게 빛났어요.
하늘 위에서 애가리는 신나게 날개를 퍼덕이며 물었어요.
"오빠, 저쪽 강가에는 뭐가 있을까요?"
왜가리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어요.
"저기에는 버드나무가 줄지어 서 있고,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 아마도 그곳엔 우리 말고도 많은 새들이 살고 있을 거야."
애가리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말했어요.
"그럼 거기로 가볼까요?"
왜가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애가리를 바라보았어요.
"좋아, 함께 가보자."
두 마리의 왜가리는 나란히 날아가며 물길을 따라갔어요. 아래로는 반짝이는 강물이 흐르고, 물가에는 작은 물새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들은 강 위를 한참 날며 이야기꽃을 피웠어요.
"저기 봐요, 왜가리 오빠! 거위들이 떼 지어 헤엄치고 있어요!"
애가리는 신이 나서 아래를 가리켰어요. 강물 위에는 거위들이 조용히 떠다니고 있었어요. 가끔씩 부리로 물속을 휘젓기도 하고, 날개를 털어내기도 했어요.
"그러네. 저들은 가족이야. 함께 다니면서 서로를 지켜주지."
애가리는 그 모습을 보며 부러워했어요.
"우리도 가족이죠?"
왜가리는 애가리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으며 말했어요.
"그럼, 우리는 서로를 아끼고 지켜주는 가족이야."
애가리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하늘 높이 날아올랐어요. 두 마리의 왜가리는 나란히 날아가며 강가의 새로운 풍경을 향해 나아갔어요. 바람은 두 마리의 깃털을 부드럽게 감싸주었고, 햇살은 그들의 날개를 따스하게 비추었어요.
그렇게 두 마리의 왜가리는 오늘도 함께 날며 강가의 세상을 바라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