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걸음(3)

익숙해지는 일

by 복순이

멧돼지로 시작한 요가자세는 오랑우탄과 강아지, 기지개를 켜는 강아지를 거쳐 선생님이 좋아하는 동물까지 순식간에 이뤄졌다. 그리고 빈틈이 생길 때마다 허스키한 목소리의 남자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덩치 큰 남자아이 어깨 위로 계속 올라탔다.

한 아이를 말리고, 다른 아이에겐 대꾸하며 어수선하게 수업을 이어갔다.


더 이상 놔두면 제지가 안될 것 같아 게임을 하자고 했다.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라고 소리치면 요가동작을 하면 된다고 알려줬다.

안경을 쓴 까만 피부의 남자아이가 노래했다.

"즐겁게 노래해요 랄라랄라라~"

게임이 노래자랑으로 변질된 순간에도 허스키한 목소리의 남자아이는 쉬지 않고 덩치 큰 남자아이 어깨 위로 올라탔다. 아무리 타일러도 막무가내인 아이를 힘을 써서 떼어내며 얘기했다.

"형아를 왜 자꾸 괴롭히지? 괴롭히면 안 돼요."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괴롭힐 거야."라고 답했다.

한 아이는 노래를 부르고, 다른 아이와는 계속 몸싸움 아닌 몸싸움을 하며 시간이 흘러갔다.


이렇게 하다간 목이 쉴 것 같아 다른 게임을 하자고 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다행히도 기억이 났는지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허스키한 목소리의 남자아이, 안경을 쓴 까만 피부의 남자아이 그리고 나의 순서로 술래를 이어갔다.

내가 술래가 되었을 때 꽃을 피울랑말랑 이어가며 장난친 게 재밌어 보였는지 허스키한 목소리의 남자아이가 따라 했다.

"무궁화꽃이 피었다 말았다 피었다 말았다 피었습니다!" 그리곤 다시 아랑곳하지 않고 무궁화 꽃을 피우거나 피우지 않았다. 안경을 쓴 까만 피부의 남자아이가 흥미를 잃었는지 이제 그만하자고 말했다.

아직 30분밖에 안 됐는데... 허탈한 마음에 웃음이 나왔다.


게임을 마치고 잠시 쉬자고 얘기하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아직 약속한 시간이 남아 있었기에 밖으로 나갈 순 없었다. 그래서 그냥 벽에 기대어 앉았다. 가만히 앉아서 멍하니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한 아이는 자기가 만든 미술작품을 자랑했고, 다른 아이는 교실을 들락날락거렸다.

또 다른 아이는 종이비행기를 들고 다녔고, 어떤 아이는 나에게 다가와 안겼다.


갑자기 다가와서 안긴 그 아이는 별안간 내 무릎을 베고 누웠다. 요가수업을 듣진 않았지만 교실을 자유롭게 드나들어 얼굴은 익숙한 아이였다. 잠깐 놀라긴 했지만 굳이 밀어낼 이유도 힘도 없어서 아이를 그냥 두었다.

한 아이는 보조교사와 장난을 쳤고, 다른 아이는 가만히 서 있었다.

또 다른 아이는 종이비행기를 들고 다녔고, 어떤 아이는 나에게 안긴 채 누워 있었다.


나는 가만히 앉아 언제쯤 익숙해질까 생각하며 남은 시간을 보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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