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2025년 마지막 토요일
되든 안 되든 일단 해보자며 센터에 나간 지 어느덧 7회 차, 요가수업이라 부르기도 애매한 놀이 수준이지만 열 손가락만큼 횟수를 헤아려보기로 한다. 발가락까지 다 세어보고 나면 뭔가 달라져 있을까?
이날은 전과 달리 활기찬 수업이 하고 싶었다. 그리고 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노래하며 신나게 춤을 출 정도의 생기발랄함까진 아니더라도 조금 시끌벅적한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유튜브에서 찾은 영국인의 키즈요가를 보며 수업을 준비했다. 다양한 테마의 키즈요가가 있었는데 내가 참고한 영상은 우주여행이었다.
우주선을 타고 여행하는 스토리텔링이 재미있었고 우주선을 작동하거나 은하수를 여행할 때 발생하는 다양한 소리 내기는 나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교실에 도착하니 안경을 쓴 여자아이와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 그리고 흰 피부의 점잖은 남자아이가 나를 맞이해 주었다. 안경을 쓴 여자아이와 오랜만이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아이들에게 오늘은 우주여행을 해보자고 말했다. "우주선!!!"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가 소리치자 너도나도 우주선을 외쳤다. 블랙홀 이야기도 나왔다. 나도, 아이들에게도 재밌는 주제라는 공통점을 찾은 듯했다.
우주에는 중력이 없어 몸을 이리저리 부딪힐 수 있으니 준비운동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두들 쉽게 수긍하더니 준비운동을 따라 했다. 목이 마음대로 움직인다며 '위잉'소리를 내면서 목 회전을 하고
어깨가 마음대로 움직인다며 '들썩들썩' 어깨춤을 추고
우주선 버튼을 잘 눌러야 고장 나지 않는다며 '삐비빅' 발가락 버튼을 하나씩 눌렀다.
"자 이제 우주선에 탑승해 볼까요? 다리를 펴고 앉아서 앞에 있는 발가락 버튼을 눌러봐요! 삐삐삑뽀삐삡"
"뽀삐빕삐삑" 아이들이 소리 내며 따라 했다.
내가 발사준비를 외치며 카운트 다운을 시작하자 아이들도 같이 숫자를 세었다.
"5, 4, 3, 2, 1 발사 부우우우웅"
모두가 개구리처럼 무릎을 구부리고 높이 뛰어올랐다.
궤도 진입 후 장거리 운항은 배가 고프니 요리를 하자고 했다. 앉은 자세에서 뒤돌아 비틀기를 하며 각자 좋아하는 재료를 하나씩 꺼내 수프를 만들었다. 케첩, 감자튀김, 외계인, 햄버거, 치킨, 짜장면, 울면을 넣은 수프, 우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를 만들었다.
든든하게 식사한 후 항해를 시작했다. 가속모드를 외치며 앞으로 숙였다가 옆으로 기울이며 운석도 피해 가고 UFO와 부딪치지 않으려 급정거한다며 몸을 뒤로 젖혀 보트자세를 만들기도 했다. "멈춰, 브레이크! 끼이익" 그들 중에서 유독 내가 제일 재밌어했다.
비행을 잠시 멈추고 바깥 탐험을 해보자고 했다. 조심스레 우주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발이 하나뿐인 외계인으로 변한 안경을 쓴 까만 피부의 남자아이를 만났고
블랙홀이 되어버린 안경을 쓴 여자아이를 지나쳐
외계 강아지를 만나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며 인사를 나눴다.
중간에 들린 우주정거장에선 덩치 큰 남자아이가 "위이잉" 소리를 내며 탑승했고
인어공주로 변신한 양갈래 머리의 소녀를 마주치자 손을 흔들었다.
괴물을 피해 달아나다 우주동물원에 잠시 들렀고
혀를 길게 내민 무서운 사자를 보고는 다시 서둘러 동물원을 떠났다.
그리고 새로운 행성을 발견하곤 큰 발자국도 남겼다.
왁자지껄 웃으며 한 시간 동안 아이들과 신나게 우주를 탐험했다.
우주에도 다녀왔으니 새해에는 조금 더 모험을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