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걸음(2)

갈피를 못 잡고 떠다니는

by 복순이

알록달록 풍선을 든 아이들을 자리에 앉히고 준비운동을 겸한 수업을 시작했다.

"자리에 바르게 앉아서, 숨 마시면서 머리 위로 풍선을 높이 들고 내쉬면서 앞으로 내려가요. 후~"

빠른 속도로 세 번 정도 반복하고 마지막엔 상체를 아래로 숙인 상태에서 잠시 유지했다.

"여기서 멈춰서 유지, 하나, 두울, 세엣, 네엣, 다섯"

뭐가 재밌는지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가 웃음을 빵 터뜨렸다. 전염이 됐는지 나도 같이 웃었다.


"이번엔 옆으로 넓게 앉아서, 마시면서 머리 위로! 오른손만 바닥에 내려놓고, 옆으로 기울여요. 후~"

좌우 옆으로 한 번씩 기울이며 내려가는 동안 뒤에 있는 자원봉사자 어르신께서 추임새를 넣었다.

"누가 제일 잘하나 보자" "잘해요" "그렇지" "좋아"

꽤나 재밌다고 생각했는지 흰 피부의 점잖은 남자아이가 오늘 결석한 친구를 위해 다음에 풍선요가를 또 하자고 말을 꺼냈다. 좋다고 대충 얼버무리고 수업을 이어갔다.


일어선 자세로 넘어갔다. 한쪽 다리를 뒤로 멀리 보내고 앞의 다리를 구부린 채 따라 해 보라고 말했다.

"어, 이거 런지!" 흰 피부의 점잖은 남자아이가 아는 체했다.

"맞아! 런지예요." 내가 대꾸했다.

런지상태에서 풍선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가 한 손을 이용해 풍선을 다리 사이로 집어넣고 들어 올리고를 반복했다.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가 숨 넘어갈 듯 웃었다. 어떤 게 웃긴 건지 종잡을 수 없었지만 일단 아이가 즐거워하니 나의 텐션도 덩달아 올라갔다.


"자 올라왔으면 풍선을 다시 머리 위로, 앞으로 내려가면서 몸을 T자처럼 뒤에 다리를 들어 올려! 균형 잡기!"

중심을 잡으려 안간힘을 쓰는 아이들, 여기저기서 "으아앗" 하는 소리가 들렸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시끌벅적 요란했지만 반응이 좋아 한번 더 해보기로 했다.

"어려워요, 어렵지만 한번 더!"

다시 비틀 거리는 아이들, 또다시 "으악" 소리 내며 안간힘을 써보지만 중심 잡는 건 여전히 어려워 보였다.


"아!" 안경을 쓴 까만 피부의 남자아이의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가 자신을 쳤다며 삐진 티를 냈다. 아이는 바로 미안하다 사과했고 나도 열심히 달래 보았지만 그의 아랫입술은 여전히 뾰로통했다. 봉사자 어르신께서 분위기를 전환하려 나섰다.

"야 잘한다 박수! 참 잘했어요!" 그녀의 도움으로 어찌어찌 상황을 넘어갔다.


반대쪽으로도 동일한 동작을 익혀보았다. 런지자세 이후 다시 이어진 균형 잡기, 한 발 서기가 쉽지 않은 데다 집중하며 자꾸 가운데로 모여드는 탓에 아이들끼리 부딪치는 일이 잦았다. 안경을 쓴 까만 피부의 남자아이는 눈과 얼굴이 동그란 남자아이가 자꾸만 자신과 부딪히는 것이 무척이나 신경 쓰였는지 곁눈질하며 계속해서 불편한 티를 냈다. 나는 그의 불편함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다리사이에 풍선을 끼운 채 콩콩 뛰어다녀보고

엎드린 채 풍선을 다리사이에 끼우고 몸을 활처럼 만들었다가

숨이 가빠질 즈음 풍선을 가슴 아래에 두고 뱀자세도 흉내 냈다.


혼자서 하는 동작은 얼추 다 한 것 같은데 이 모든 게 15분밖에 안 걸렸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커피 한 잔이 간절히 생각났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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