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기로는 기타가 3개가 들어 가며, '레낀또'(Requinto)라고 하는 클랙식 기타의 작은 버전이 리드 기타(Lead guitar)로 사용됩니다. 그리고, '세군다'(Segunda)라는 리듬기타(Rhythm guitar)와 '베이스'(Base)가 보조기타로 같이 연주가 됩니다. 타악기로는 '봉고'(Bongo)와 '귀라'(Guira)가 사용됩니다. 귀라(Güira)를 사용하는 것은 바차타가 '메렝게' 음악의 영향도 받았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5개의 주요 악기 가운데서 3개가 기타라는 것을 보더라도 바차타 음악은 기타연주가 주된 요소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바차타 음악에서 봉고, 귀라가 다른 음악장르에 비해서 타악기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기타연주자들의 연주가 탄탄해야지만 바차타 음악의 그루브를 제대로 살릴 수가 있습니다. 로메오 산또스가 아벤투라의 기타리스트들만 데리고(물론 전자피아노도 있긴 합니다), 라이브로 바차타 노래를 하는 영상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차타의 기타연주에 대해서는 도미니칸 바차타 편에서 설명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리드기타인 레낀또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방식으로 음을 반복적으로 연주하는데, 이는 바차타 음악의 아주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메렝게의 영향을 받기 전에는 바차타 연주에서 귀라 대신에 마라카스로 연주하였습니다. 또한, 봉고의 경우는 바차타 그룹이 메렝게 스타일의 바차타를 연주하려고 하는 경우에 봉고 대신에 '땀보라'(Tambora)라는 북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현재는 타악기의 경우 봉고와 귀라를 사용하는 것이 대세로 거의 굳어진 듯 합니다. 이외에 음악의 그루브에 따라 콩가, 드럼 등의 다른 타악기를 연주에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퓨전 바차타로 넘어 오면서는 기존의 팝 발라드, 라틴 발라드 등을 바차타 버전으로 편곡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전형적인 바차타 음악의 악기구성에서 약간 탈피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바차타의 주요 리듬을 알아 보고, 악기별 연주방법에 대해서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2. 바차타의 주요 리듬과 악기별 연주법
바차타는 4/4박자의 전형적인 리듬을 취하고 있으며, 곡 흐름 상으로 3가지의 주요 리듬을 가지고 있으며 각 리듬마다 악기들은 정혀진 연주 패턴을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3가지 리듬은 '데레쵸'(Derecho), '마하오'(Majao), '맘보'(Mambo)입니다. 바차타 곡의 연주 과정에서, Verse 부분은 '데레쵸' 리듬으로, Chorus 부분은 '마하오' 리듬으로, 가수의 노래가 없는 리드기타의 솔로 연주구간은 '맘보' 리듬으로 연주되는 편입니다.
먼저, 바차타 음악의 주요 악기 5개가 어떻게 리듬별로 합주가 되는지를 공유한 영상을 통하여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봉고의 경우, 데레쵸 부분에서는 마르띠요 연주패턴으로 연주하는데, 마디 구간구간(곡마다 다르지만, 주로 3번째, 4번째 마디)에서 변형패턴의 베리에이션(Variation) 연주가 이루어집니다. 마하오 부분에서는 봉고가 각 정박에서(1-2-3-4) 닫힌 음(Closed tone)으로 액센트를 주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물론 마하오 구간에서도 데레쵸처럼 마디의 어느 부분(곡마다 다르지만, 주로 3번째, 4번째 마디)에서 변형패턴의 베리에이션 연주가 이루어집니다. 맘보구간에서는 리드기타의 연주에 맞춰서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넣어서 봉고연주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귀라의 경우도 봉고와 비슷한 양상으로 연주가 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데레쵸 부분에서는 귀라의 중간부분 정도를 정박에(1-2-3-4) 막대로 쳐주고 있습니다. 주로 4번째 마디에서는 베리에이션(리듬 변형)을 주어 다음 마디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마하오 부분에서는 정박에(1-2-3-4) 귀라의 아래 부분을 빗질하듯이 막대로 내려 쓰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마하오 부분에서도 주로 4번째 마디에서 베리에이션을 주어 다음 마디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맘보구간에서는 리드기타의 연주에 맞춰서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넣어서 연주하고 있습니다.
악기를 실제 연주해 보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쉬운 개념은 아니므로 아래와 같이 봉고와 귀라의 바차타 음악 기본 연주법에 관한 현지 전문가의 영상을 보고만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는 바차타의 기타연주에 대해서 살펴 보겠습니다. 앞에서 설명 드렸듯이, 바차타가 현대화되면서, 기타 솔로 연주자는 '맘보'(Mambo)라고 하는 반복되는 리듬적 멜로디를 바차타 음악에 가져 왔습니다. 이러한 기타 연주는 바차타의 특징적인 그루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현대 바타차 음악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리드 기타가 연주하는 리듬 패턴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아르페지오(Arpeggio) 형태의 3화음(Triads)인데, 한 개의 화음에 속하는 각 음을 동시에 연주하지 않고 최고음이나 최저음부터 한 음씩 차례로 연속적으로 연주하는 주법으로 8분음표를 세 개씩 묶어서 연주합니다. 4박자를 8분음표로 세개씩 나누면, 1-2-3, 1-2-3, 2-3으로 마지막은 2개로 나뉘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 4번째 박자에 엑센트가 보통 주어지게 됩니다.
지금까지 살펴 보았던 내용을 바탕으로 현대 바차타 음악들 중에서 한 곡을 선택하여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반, 퓨전 바차타 곡 들 중에서 현대적인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바차타 특유의 그루브를 잘 유지해 주고 있는 곡들은 로메오 산토스의 노래가 대표적일 것 같아서, 그의 2014년 곡인 '쁘로뿌에스따 인데센떼'(Propuesta Indecente)를 선택하였습니다. 일단 먼저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감상하셨습니까? 많이 들어 본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면 이제 곡 분석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에서 배운 바차타의 기본 리듬인 데레쵸(Derecho), 마하오(Majao), 맘보(Mambo)를 기준으로 음악이 전개되는 순서로 그 구간들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앞에서 설명드린대로, 데레쵸는 노래 가사의 Verse 부분에 해당하고, 마하오는 노래 가사의 Chrous 부분에 해당되며, 맘보는 노래 가사가 없이(허밍 정도는 나올 수도 있음) 기타 솔로 구간으로 전개되는 구간입니다. 이 곡의 특징은 바차타 음악에 사용되는 5가지 주요 악기 이외에 아코디언이 인트로(Intro), 브릿지(Bridge) 등에 탱코리듬으로 연주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음악이 시작되면 아코디언이 탱고리듬으로 연주를 시작하며 6마디 정도를 연주합니다. 이 구간이 인트로(Intro)입니다. 로메오 산토스가 본격적으로 노래하기 전에 약간 허밍처럼 가사를 흥얼거리는 것이 들립니다. 인트로가 끝나면, 데레쵸 구간이 12마디 이어집니다. 노래는 인트로 끝 부분에서 부터 시작하여 부드럽게 가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데레쵸 구간의 12마디에서 마지막 마디 첫번째 박자에 악기의 연주가 멈추어 지고, 다음 마디부터 마하오 구간이 시작됩니다. 마하오 구간은 20마디 동안 이어지는데, 로메오 산토스는 후렴구(Chorus)를 부르며 노래의 분위기가 더욱 상승되어 갑니다. 마하오 구간인 20마디의 마지막 마디에서 아코디언이 연주되며 다음 마디부터 다시 데레초 구간이 12마디 이어집니다. 이 구간에서는 로메오 산토스가 Verse부분을 다시 가사로 부르며 노래가 차분해 집니다. 이전과 같이 12마디의 마지막 마디의 첫번째 박자에서 악기의 연주가 갑자기 멈추며, 다음 마디부터는 마하오 구간이 20마디가 이어지며 로메오 산토스는 다시 Chorus 구간을 숨가쁘게 노래합니다.마하오 구간 20마디의 마지막 마디에서는 기타연주가 갑자기 두드러지게 등장하고 다음의 4마디는 기타연주에 의한 브릿지(Bridge) 구간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나서는 기타 솔로연주에 의한 맘보구간이 8마디 이어지게 됩니다. 맘보구간에서 로메오 산토스가 노래대신에 가볍게 허밍하는 것이 들립니다. 맘보구간이 끝나면, 다시 4마디의 브릿지(Bridge) 구간이 나타나며, 아코디언에 의해 연주됩니다. 그리고는 음악은 이제 끝을 향해 서서히 달려 가기 시작합니다. 다시 데레쵸 구간이 14마디, 마하오 구간이 14마디로 이어지는데, 이 구간들의 특징은 가수들이 교창(Call and response)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메인 보컬과 보조 보컬이 서로 주고 받는 식으로 노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이 곡의 아웃트로(Outro)로 마침내 넘어 갑니다. 즉, 기타연주가 다음 4마디를 리드하면서 곡이 페이드 아웃(Fade out)을 시작하며, 다음에 나오는 3마디에서 기타가 솔로연주되면서 끝이 나게 됩니다.
곡분석에 대한 설명이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악기를 연주해 본 경험이 있어야지 좀 쉽게 이해가 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만 아시더라도 앞으로 바차타 음악을 듣거나 춤을 출때 많이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퓨전 바차타 장르 중에서 기존의 팝 발라드, 라틴 발라드 등을 바차타 버전으로 편곡한 곡들은 위와 같이 바차타의 주요 악기들이 모두 사용되지 않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이것은 원래 원곡들이 바차타 음악으로 나온 곡들이 아니어서 그렇습니다. 다른 장르에 속하는 원곡들을 바차타 음악에 사용되는 리듬과 악기(봉고. 귀라, 기타)를 사용하여 바차타 느낌을 주려고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종류의 퓨전 바차타 곡들도 봉고 등의 리듬은 음악의 Verse, Chorus 구간에 맞게 데레쵸, 마하오 리듬이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맘보구간의 경우 바차타의 전형적인 특징이지만, 편곡된 퓨전 바차타의 경우, 그 그루브를 살려서 편곡되기가 좀 쉽지 않은 편입니다.
이러한 점을 생각하시고, 원곡이 라틴 팝(Latin pop)에 속하는 '세뇨리따'(Senorita)의 바차타 버전을 들어 보겠습니다. 원곡은 2019년에 나온 라틴 팝의 힛트 곡 중 하나이며, '하바나'(Havana)를 부른 가수로 유명한 쿠바계 미국인 '카밀라 카메요'(Camila Camello)가 남자 가수인 '숀 멘데스'(Shawn Mendes)와 부른 듀엣 곡입니다.
이 곡은 피아노, 기타 반주(2,4박에 박수소리 포함)에 의한 8마디의 인트로(Intro) 구간을 거치고, 코로스(Chorus) 구간으로 바로 시작하는게 특징입니다(후렴구 가사가 처음에 불러지니 다소 임팩트 있게 들어가는 느낌이고 여자가수 노래부분임). 코로스 구간 8마디를 거치고, 본격적으로 노래가 시작되는 Verse구간이 시작하며 16마디가 이어집니다(남자 가수 노래). 다시 코로스 구간으로 넘어 가고 16마디가 이어지며(남녀 합창부분), 다시 Verse 구간으로 넘어가 12마디가 이어집니다(여자가수 노래부분). 마지막 마디의 2번째 박자에서 멈추고(Don't stop라는 가사 부분임) 짧게 숨고르기를 하다가, 다시 코로스가 시작되며 16마디가 이어집니다(남녀합창 부분). 그리고는 아웃트로(Outro) 8마디로 넘어 갑니다. 이 부분은 페이드 아웃(Fade out)되기 보다는 남녀 가수의 교창(Call and response) 숨가쁘게 전개지며 절정으로 치닫다가 음악이 마치게 되는 것이 이 곡 Outro의 특징입니다.
이 음악에서 봉고연주자는 Intro와 첫 Chorus부분은 연주하지 않고, Verse 구간이 시작되면서 바차타의 데레쵸 구간처럼 봉고리듬을 연주하며, 다음에 이어지는 코러스 구간에서는 바차타의 마하오 구간처럼 봉고리듬을 연주합니다. 이런 식으로 Verse에서는 데레쵸 리듬, Chorus에서는 마하오 리듬으로 연주하며, 마디 중간중간에 변형 리듬(Variation)을 넣어 연주합니다. 그리고, Outro에 해당하는 마지막 교창 구간에서는 마치 바차타의 맘보구간처럼 박자를 더욱 나누어서 현란하게 변형리듬으로 연주합니다(1박을 4개로 나누어 16비트로 일부 베리에이션을 넣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반박자를 3개로 나누는 24비트 베리에이션을 하고 있는데, 볼레로 음악에서 사용하는 마라카스의 변형리듬을 봉고로 빠르게 연주하고 있습니다.)
설명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현대 퓨전 바차타도 봉고 등의 연주패턴은 바차타의 데레쵸, 마하오, 맘보 연주패턴에 충실하다는 것으로만 이해해 주시면 되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