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마호흡(人馬呼吸), 말과 호흡이 잘 맞았을 때만 완벽한 자세가 나온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기승자는 말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야 합니다. 여기에는 기승자가 말의 체형에 자신의 몸을 적응시키고, 말의 걸음걸이나 반동 등의 특성을 몸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말이 까불고 머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면 기승자의 손도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이렇게 심하게 움직이는 말 위에서 몸에 힘을 빼고 정면을 쳐다보고 또 귀, 엉덩이, 발뒤꿈치를 일직선으로 만드는 자세의 ‘정석’을 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말이 충분한 운동으로 몸이 이완돼 굴요가 되면 보통 ‘연결’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고삐가 말의 입에 걸리게 되고 손의 작은 움직임에도 쉽게 방향 전환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말이 까불지 않아 불필요한 손동작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손이 가벼워지며, 말의 고개가 땅으로 내려가 기승자가 허리를 꼿꼿이 펼 수 있습니다. 또한 말머리로 인한 방해를 덜 받기 때문에 멀리 보기에 편합니다. 말의 시선이 아래로 떨어질 수록 말이 다른 억지 행동을 할 확률이 줄어들어 기승자는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습니다. 여유 있는 기승자는 불필요하게 몸에 힘을 줄 일이 없고, 다리도 아래로 쭉 뻗을 수 있습니다. 몸을 꼿꼿이 세운 상태에서 반동에 자연스레 반응할 부위는 오직 허리와 종아리뿐입니다. 신경 쓸 부위를 줄일수록 좋은 자세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커지게 됩니다.
오늘 아침 우연히 좋은 자세로 말을 타는 나를 발견하였습니다. 사실 5일 정도 산전수전 다 겪은 후에 어쩌다 한번 성공한 것입니다. 마장 내부에 설치된 거울을 쳐다보니 선수들의 자세와 흡사했습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이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일만 남았습니다.간혹 이런 성취감에 말을 계속 타는 것 같습니다. 인마호흡.. 목표로 잡을 수 있는 단계지만 쉽지 않은 경지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