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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마표류기 Oct 03. 2021

승마지식편집실 3

42. 월요병

월요병


많은 회사원들이 그렇지만 5일간 열심히 붙태우다가 주말에 푹 쉬다 보면 에너지가 충전됩니다. 하지만 일요일 오후가 되면 내일 미뤄둔 작업이나 해야 할 일들이 생각나면서 슬슬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주말에 넷플릭스 드라마를 몰아보다가도 이런 생각이 간혹 들면 괜스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참 쉬다가 갑자기 나오면 월요병이 시작됩니다. 5일간 열심히 운동하고 한 며칠 편히 쉬었는데 갑자기 밖에서 운동하려는데 찌뿌둥한 몸이 더욱 신경 쓰이고 힘도 꽉 차 있습니다. 기승자에게 신경질도 냅니다. 이런 상황이라 전 수요일에는 항상 마음을 졸입니다. 월요일과 화요일에 쉰 후 말에 기승하기 때문에 긴장도 하고 제 스스로도 몸이 안 풀어졌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작은 마방에 이틀간 갇혀 있다 나온 말이 찌뿌듯한 몸을 풀기 위해 발악 아닌 발악을 할 수도 있고, 기승자는 쉬는 동안 감각이 떨어져 잘못된 부조를 줄 수도 있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오늘도 역시 녀석이 튑니다. 잘 가는가 싶더니 갑자기 깜짝 놀


라며 점프를 하는 것이 아니지 뭡니까? 머리가 나빠서 평상시 보던 물건을 생소하게 봤을 수도 있고 뭉쳐있던 근육을 풀고 싶어서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긴장한 주인한테 신경질 내는 것도 있습니다. 이럴 때 좋은 방법은 말에게 멈춰서 괜히 점프 같은 거 하지 말고 추진을 줘 앞으로 보내면서 동시에 중심을 잘 잡아야만 낙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선 이런 반가운 인사(?)를 해결하기 위해 평보와 경속보 위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봅니다. 평보를 할 때는 고삐를 길게 잡다가 속보로 바꾸면 더 짧게 잡아 봅니다. 구보를 할 때는 더더욱 짧게 잡아 고삐의 텐션(tension)을 유지해 줍니다. 단, 말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선에서 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앞으로 5일간의 기승 계획을 세워 봅니다. 목요일에는 오늘보다 몸이 더 풀릴 것 같으니까 좀 더 역동적인 운동을 하고, 구보하는 시간도 길게 늘일 것입니다. 금요일에 좀 더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토요일과 일요일쯤엔 말의 몸이 거의 풀려 멋진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봅니다.

말은 동물인지라 기승자에게 집중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방치해 두면 튀는 행동도 하는 것입니다. 기승자와 말은 서로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기승자는 지속적으로 운동의 종류와 방향, 속도 등에 변화를 줘서 말이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이렇게 운동하다 보면 간혹 무아지경에 빠진다. 들리는 것은 오직 말과 나의 숨소리뿐인 황홀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수요병이 없는 그날까지 열심히 서로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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