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니들이 왜 거기 있니?
며칠 전 대전역에서 서울행 기차 시간이 남아 대합실 의자에서 브런치 글을 읽고 있었다.
- 휙 푸르르! -
머리 위로 무언가가 무게감 있게 공기를 가르며 날아갔다. 머리카락 몇 올이 날릴 정도였으니 분명히 종이비행기는 아니다.
소란을 기대했으나 그 누구도 반응하지 않았다. 나만 예민한가? 그때였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무언가가 지나가는 것이 곁눈으로 얼핏 보였다. 얼른 고개를 돌려봤지만 아무것도 없다. 역시 내가 예민해, 하며 읽다만 글을 읽으려는데 또 지나갔다.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임이 감지된 곳으로 살그머니 다가갔다. 어머나, 세상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비둘기 두 마리가 과자 부스러기를 먹고 있다.
니들 어쩌면 좋으니, 대합실에서 계속 지내게 하지 않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