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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38. 아프냐? 아프니까 청춘이더라

by 글마중 김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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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여동생이 보내온 사진이다.


내가 이렇게 예뻤다니? 당당하고 멋지게 살 걸! 나는 대학 2학년 여동생 고1 때인 것 같다. 동작이 자연스럽고 촌스럽지 않아 마음에 든다. 이때의 나는 자존감이 바닥에 있을 정도로 많이 아팠다. 못생기고 미운짓만 한다고 다섯 살 때 외가에 버려져서 아팠고, 아버지 고향이 이북이라 친척 없는 것이 아팠고, 그냥 있어도 아픈데 집성촌 외가 친척 아낙들의 날 선 눈초리가 아팠고, 외할아버지한테 물려받은 막대한 어머니 유산을 외삼촌이 가로채서 더 아팠고, 빚더미에 앉은 편모슬하의 가난이 아주 많이 아팠다.


누군가 말했다. 젊은 시절 아파서 지금 평온한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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