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기다려 네덜란드

15. 헤이그

by 글마중 김범순

- 베르메르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 -


암스텔빈 딸네 집에서 출발하면 2분도 안돼 고속도로다. 네덜란드는 고속도로 통행료가 무료였다. 요금 정산으로 밀리지 않고 얼마나 좋으냐고 했더니 세금이 수입의 반 가까이 된다고 했다. 얼른 입을 다물었다. 다른 때와 달리 정체가 심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으므로 사고가 났나? 하는 생각이 번개처럼 스쳤다.


“엄마, 저 앞 좀 봐. 도로가 번쩍 들려 있어. 부산 영도다리처럼 대형 선박이 지나갈 때 열리나 봐요. 2년 사는 동안 처음 봤어.”


도로가 천천히 내려가 커다란 톱니와 톱니가 맞물리는 모습이 신기했다.


도로 양쪽 방음벽에 실선을 그려 우윳빛이 돌았다. 새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투명해서 새들이 자주 부딪쳐 죽는다. 우리나라 중부고속도로 투명 방음벽에는 까치나 비둘기가 그려져 있다. 더 혼란스러울 것 같았다. 다리가 제 자리에 놓이고 멈췄던 차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 화려한 허리띠 같은 튤립 들판이 지나간다. 가끔 풍차도 있어 낭만적이다 -


남쪽으로 한 시간 남짓 달렸다.

“엄마, 여기가 헤이그야.”

헤이그 간다고 했을 때 덜컥 내려앉았던 가슴이 또다시 내려앉았다. 고종 황제 특사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한 이준 열사가 순국한 아픈 역사가 서려있어서다. 이준 열사와 이상설, 이위종 셋은 을사조약이 불법이었음을 세계만방에 폭로하려고 했으나 일제의 집요한 방해로 회의장에 발도 들이지 못했다.

- 지하 주차장에서 올라와 만난 건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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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을 실현시키려던 가슴 뜨거운 이준 열사도 저 건물들을 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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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열사도 이 거리를 걸었을까?

- 새로 지은 듯 깔끔한 르네상스 양식의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 -

- 렘브란트 제자 칼레 파브리티우스 황금방울새-

- 렘브란트 최초 단체 초상화 해부학 강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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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위적이고 너그럽지 않을 것 같은 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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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덟 작품은 작가가 누군지 잃어버렸음 -

-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촛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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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

“암스테르담 라익스 국립박물관 베르메르 특별전시 때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만 못 봤잖아. 엄마한테 원본을 꼭 보여주고 싶어서 헤이그까지 왔어요.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 소장품이거든.”

딸 아니면 누가 나를 이토록 속 깊이 챙기겠는가. 행복해서 그런지 창밖이 참으로 아름다웠었다. 행복하면서도 이준 열사가 숨진 곳이라 그런지 짠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 - 3층에서 내다본 미술관 뒤쪽 풍경 -

- 마우리츠하위스 정문 앞 -

- 네덜란드 왕실 국장 조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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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와 문양이 독특한 의자 -

- 헤이그 번화가 -

헤이그는 아기자기한 중세도시 같은 암스테르담과 달리 신도시 느낌이 물씬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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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센터 내부 -

- 읽을 줄은 모르지만 디자인이 화려해서 한 컷 -


따끈한 국물이 먹고 싶은데 마땅치 않아 우동 가게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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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맛있었다. 헤이그에서 일본 식당이라? 기분은 좀 그랬지만 위생 관념은 칭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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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를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시킨 국부 침묵공 빌 판 오라녀 동상이 있는 헤이그 중앙광장

광장 한쪽에서 흥미로운 시설을 목격했다. 그것은 바로 대형 남성용 소변기. 술 취한 남성들의 노상방뇨를 막기 위해서라는데 어쩐지 좀 · · ·.


역사적으로는 아프고 개인적으로는 헤이그로 데려와 준 딸이 고마워서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안녕 헤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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