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기다려 네덜란드

14. 튤립 축제

by 글마중 김범순

- 공원 안에서 본 정문 풍경 -

쾨켄호프 공원에서는 일 년에 딱 한 번 튤립 축제를 연다. 기간은 3월 중순에서 5월 중순까지. 네덜란드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서 딸이 꼭 봄에 와야 한다고 강조했던 모양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주차장을 보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유럽 최대 축제라는 명성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라고나 할까. 넓은 주차장만으로도 속이 뻥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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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 앞 디자인이 독특한 가로등 -

- 쾨켄호프 정원 정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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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흙을 돋우어 작은 동산을 만들고 나무와 꽃을 심었다.

산으로 첩첩 둘러싸여 지평선이 귀한 우리나라.

꽃을 심으려면 언덕을 깎아야 하는 나라에 살았기에 그 말이 무척 생경하고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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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색과 보라색 꽃은 아네모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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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을 걸으며 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꽃보다 예쁜 손녀들 키울 때의 추억을 선두로 진초록으로 우거진 산이 그립던 중국 상하이 시절을 비롯한 오랜 해외 살이의 회색빛 외로움에 이르기까지.

여기저기 벚나무가 있고 벚꽃이 뭉텅이로 피어 있다.

수줍게 웃으며 한 줄기 바람에도 파르르 떠는 가녀린 우리의 벚꽃과 달라 조금은 낯설었다.

튤립 속에 있는 토끼는 어린 시절 내 상상의 나라에도 살았을 것이다.

저녁에 손녀 둘이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며 부지런을 떨었다. 지하 손님방에서 낮에 찍은 사진을 정리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드디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쿠키 맛이 어떤지 냉정하게 평가해 주세요. 할머니부터!"

어린 줄만 알았는데 이런 이벤트도 하고 대견스럽기 그지없다.

버터의 깊은 풍미와 바삭한 식감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잘 만들었는데 딱 한 가지가 마음에 안 든다."

"그게 뭔데요?"

"지나치게 달아."

작은손녀가 주먹으로 식탁을 치며 말했다.

"흑, 폭망!"

딸 내외와 폭소를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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