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농국가 상징인 소, 유제품, 전통적인 나무 신발 -
새벽부터 가랑비가 내렸다. 딸네 집에 묵고 있으니 이슬비라고 해야겠다. 예부터 갈까 무서운 손님한테는 있을, 있을 이슬비가 내린다 하고 보기 싫은 손님한테는 가랑, 가랑 가랑비가 오니까 빨리 가라고 했단다.
- 아침에 사위가 만들어준 과일 요거트 -
사위는 회사 일로 바쁠 텐데 외출에 동행했다.
방목하듯 키운 딸한테 지나친 효도를 받는 것이 몹시 미안했다.
옷이 젖을 만큼 비가 내려도 바람이 불어 우산을 쓰지 못했다.
딸과 사위는 나를 데리고 디스이스 홀랜드로 갔다.
- 디스이스 홀랜드 지하 주차장 벽-
- 타일 벽화. 사진을 찍어야만 사람이 앉아 있는 형상이 보인다 -
- 예쁜 그림 같은데 스텐 기둥에 비친 모습은 사람 -
1관에서 국토 20%가 바다보다 낮은 지리적 특성을 극복하고 둑을 쌓아 땅을 넓히는 영상을 보았다.
- 네덜란드 지도 -
2관에서는 네덜란드의 주요 문화유산, 랜드 마크, 드넓은 튤립 꽃밭, 낭만 넘치는 암스테르담 운하 위를 나는 스릴 넘치는 비행 체험을 했다. 45도 기울기로 첨탑을 향해 날전속력으로 내려갈 때는 부딪칠까 아찔해서 얼른 눈을 감았다.
우리나라도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재미있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을까?
반드시 있을 거라 믿고 싶다.
비가 안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건물이 특이해서 찍었는데 마음에 안 든다.
여객선 터미널 뒤로 중앙역 돔과 첨탑이 부옇게 보였다.
이슬비가 마구 얼굴을 때려 바로 내려와 옆에 있는 아이 필름 뮤지엄 건물로 갔다.
- 아이 필름 뮤지엄 건물 정면 -
- 디스이스 홀랜드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아이필름 뮤지엄 -
- 독특하고 아름다운 아이 필름 뮤지엄 내부 -
카페인에 민감해서 커피는 못 마시고 여유롭고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저녁은 집에서 큰 손녀가 특별히 좋아하는 한식을 먹기로 했다. 중국에서 태어나 15년 살다 재작년에 네덜란드로 왔건만 한국인의 DNA는 어쩔 수 없는지 콩나물국, 김, 명란젓, 김치, 계란찜, 청국장, 장아찌, 겉절이, 참기름에 무친 나물만 찾는다고 했다.
저녁을 먹고 손녀들은 숙제를 하고 옛날 기차역이 있던 구시가지 중심거리로 갔다. 킹스데이였던 어제는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로 붐볐던 거리가 맥주 집만 빼고 언제나처럼 한산했다. 공원을 만드느라고 한창 공사 중인 다리를 건너 교회를 개조한 맥주 양조 펍으로 갔다.
-스텐 양조 통이 즐비한 내부 -
- 내부 벽을 확대하니까 더 예쁘다 -
한산할 거라고 예상했던 펍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딸과 사위는 맥주 맛이 기막히다고 극찬했으나 맥주도 안 마셔서 허브 차와 치즈를 뿌려 구운 나초만 끊임없이 집어먹었다. 나 같은 사람. 나이트클럽에서 한량들과 부킹해 술 마시면 뺨 맞기 딱 좋은 스타일이다. 유머와 재치도 없는 주제에 술은 한 방울도 안 마시고 비싼 안주만 바닥내니까.
사위가 계산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
직원이 계산서와 볼펜을 나무통에 담아가지고 왔다.
예의와 정성을 함께 갖추어 본받고 싶은 모습이었다.
카운터로 가서 직접 계산하는 우리나라와 많이 달랐다.
다른 것이 또 있다. 우리는 식당에 가면 좋은 자리를 선택해 먼저 앉는데 네덜란드는 빈자리가 아무리 많아도 문 앞에서 직원이 안내하러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건 우리나라가 합리적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