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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음 Sep 19. 2022

완연한 봄에 햇살을 느끼며

봄, 사랑의 계절



  햇살이 따뜻하다는 말이 맞겠다. 창문 밖으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폈고, 새가 작게 지저귀고 있다. 베란다로 들어오는 햇살에 빨래가 뽀송뽀송하게 마르고 있고, 베란다에서 키우는 7개의 화분은 푸르러졌다. 몇 개는 꽃을 피우기를 시작하고 있는 걸 보니 봄이라는 걸 실감한다. 사람들은 다들 벚꽃 구경을 다녀왔는지 카톡 프로필 사진이 온통 벚꽃으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휘핑크림을 가득 올린 달달한 핫초코를 만들어 먹는 걸 좋아한다. 따뜻한 햇살을 한껏 만끽하고 있을 때, 창밖에는 새는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온다. 달달한 핫초코를 마시며 읽고 싶었던 책장을 넘기는 순간은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모르겠다. 이렇게 평화로운 순간이 얼마나 될까. 핫초코와 책을 챙기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기대앉았다. 이불을 무릎까지 덮고는 왼쪽에 쟁반과 핫초코를 두고 무릎 위에는 베개를 쌓은 뒤 책을 펼쳤다.



  책장을 넘긴다. 한참 동안 책을 읽다가 스르르 낮잠에 빠져들었다. 나른한 오후에 햇살을 맞으며 포근한 이불이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사계절의 시작인 봄을 제대로 느끼는 중이다. 자연이 아닌 이곳에서 이렇게 온전히 사계절을 느껴본 적이 있었나 싶었다. 봄의 햇살은 행복해질 거라는 희망이 겨울에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기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

그리도 좋았던 나의 하루였음에도 

나는 아쉬움이 남았다.


뭐가 부족했던 걸까.

그 궁금증에 나를 재촉할 때,      

너는 말했다.


좋았으면 그냥 된 거라고.

뭔가를 얻지 않아도 된다고.

그냥 좋은 날이었으면 된 거라고.



'신지음 계절집'의 사계절 중 '봄 : 사랑의 계절'편 입니다.

4계절의 이야기가 틈틈히 올라올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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