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사랑의 계절
사랑은 물든다. 아주 예쁘게.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을 만났던 순간을 기억한다. 설레다 못해 눈을 바라보는 것마저 두근거렸던 순간이 사라지지 않고 머문다.
사랑하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기대 험한 세상을 예쁘게 만들어버리기도 하고, 서로를 영화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아무 말 없어도 실실 웃음이 나오게 한다. "너무 많이 보고 싶었어. 나는 네가 너무 좋아"와 같은 대사를 감히 누구에게 해볼 수 있을까.
사랑은 서로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만들어주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게 만든다. 이유 없이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존재가 된다. 결이 맞는다는 표현을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부족한 사람이라도 그걸 채워주는 사람이 있고, 채워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의 옆에서는 한 없이 무뚝뚝했던 사람이 누군가의 옆에서는 한 없이 사랑스러운 사람이 된다.
퍼즐 맞추듯이 맞춰가는 게 사랑이라 하지만 참 신기하게도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해주는 사람은 분명 있다. 그건 결이 맞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결이 맞는다는 건 상대방의 모난 부분이 자신에게는 모나지 않게 다가온다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사람은 참을 수 없던 모난 부분이 또 누군가에는 응원하고 싶은 장점이 되기도 한다.
주말이면 집에 하루종일 있는 걸 좋아하는 나의 모습을 누군가는 편안하게 느끼지만 누군가는 인간관계에 미흡한 사람인 사람이라고 느낀다. 나 또한 다른 사람을 많이 만나는 사람의 옆에 있는 게 외롭다고 느껴졌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재밌고 활동적인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다. 결이 맞지 않는 사람은 결국 멀어지게 되어있고, 결이 맞는 사람은 결국 사랑을 하게 되어있다.
결이 맞는 사람을 만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결이 맞는 사람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에게 끌리고 있다는 걸 알게된다. 서로 일상을 보내는 모습에 보다 편안함을 느끼면 다가가고 싶어지고, 다가가고 싶어지니까 궁금해진다. 사랑은 서로를 물들게 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보다 소중한 사람으로 만든다. 그들은 편안한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걸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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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게 내민 너의 손에,
차가웠던 나의 손이 사르르 녹았다.
너무나 따뜻한 너의 마음에,
외로웠던 나의 마음이 한순간에 포근해졌다.
'신지음 계절집'의 사계절 중 '봄 : 사랑의 계절'편 입니다.
4계절의 이야기가 틈틈히 올라올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