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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빵소식 May 18. 2024

엔틱 감성을 떠올리는 조판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작가 도전기 28화

원고를 탈고 후 얼마가 지났을까? 

'원고를 보고 있는 걸까?'라는 의구심이 들려할 때쯤 (약 3~4주)

메일 한통이 도착한다. 

메일의 제목에는 '피씨교'라는 낯선 타이틀이 적혀 있다. 


'PC에서 교정이 이루어졌구나'라고 직감이 들지만 용어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새삼스레 피씨교라니..

모든 교정작업(교정, 교열, 윤문)이 컴퓨터(PC)로 이루어질 텐데..'


피씨교로 작업된 원고는 페이지별로 잘 정리되고 다듬어져 있어,

편집자가 의도에 맞게 잘 다듬어 놓은 느낌이 든다. 

마치 그림을 그릴 때 구도와 주요 물체를 사전에 스케치해 놓는 것과 비슷했다.

당연히 교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고 작가 검토가 되지 않았고 아직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나는 피씨교에서는 편집자가 요청한 몇 가지 애매한 표현의 수정, 누락 부분 삽입, 추가글이 필요한 부분의 보강 등을 완료하고 수정 원고를 전달하니 다음 작업은 '조판'이라고 한다. 


'조판'이라.. 갑자기 팔만대장경에 쓰였을 법한 나무 인쇄판이 머리에 떠오른다. 

'진짜 판에 글씨를 조립하는 거야?'라는 순간적인 생각은 금세 힘을 잃고 만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인쇄판을 만들겠어 ~ㅋㅋ'


조판 작업은 실로 한 달 이상이 걸린 듯하다. 

출판사가 동시에 여러 책을 작업하다 보니 많은 시간이 걸린 건지? 아니면

한 땀 한 땀 인쇄판에 글을 새기듯 작업을 하다 보니 늦어진 건지? 는 모르겠지만

조판이 완성된 원고를 보면 책이라는 느낌이 확연히 든다. 


'조판'이 원고는 책이 되어 인쇄판에 한 장 한 장이 새겨진 것 같다

와~ 판에 글을 새겨 책을 만드는 것, 이거 굉장히 낭만적이네 ~ 

예스러운 향기가 나의 글에 배여 인쇄판에서 종이로 한 장 한 장 찍혀 나오다니!


그때 나는 피씨교가 왜 PC교 인지 알게 되었다.

(참고 - 나만의 생각 일수 있다. ^^ 팩트는 알아보지 않았다.) 

'조판 이후 교정은 PC의 글이 아닌 인쇄판에 올려진 글이기 때문인 거야! 그러니 조판이전은 PC교네'


이후 조판이 된 원고를 대상으로 1교, 2교....로 번호를 늘려가며 교정작업을 한다. 

이 시기에는 원고 추가나 대량의 수정 작업은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


몇 교까지 작업하느냐는 출판사와 협의하여 여건, 출판시기 등을 고려하여 결정될 것이다.

내 책('나의 첫 특허수업')은 3교 정도까지 작업 후 출간 되었다.

(다른 분들 후기를 보면 5 교정도는 기본으로 진행하는 것 같다.)

출간일이 사전에 잡혀 있어 시간적 여유가 없어 추가 진행이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출간 후 발견된 수정 필요 부분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


교정작업은 작가, 출판사 간의 여러 상황에 따라 기간과 절차가 다를 수 있다. 

한쪽 고집대로 진행되면 협력관계에 금이 갈 수도 있으니 

상호 배려를 기반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작업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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