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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빵소식 May 06. 2024

편집자의 일 (관찰자 시점)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작가도전기 27화

원고가 탈고되어 출판사로 인계되면 편집자(에디터)가 배정된다.

편집자는 책을 출간하기 위해 원고를 흠없고 멋있게 만들어 준다.


조각상을 만드는 과정과 비교해 보자. 

전체 형태가 잡힌 초벌 조각상이 있다고 하자.  


[교정] 작은 흠집이 있는 부분(오타, 띄어쓰기)은 다듬고,

[교열] 잘못 조각이 된 부분(의미상 틀린 문장)은  깎아내고,

[윤문] 더 돋보이게 윤이 나도록 마무리(문장을 읽기 편하고 세련되게) 하여

완성 작품을 만들어 간다. 


위 3가지 작업은 탈고 전까지 작가가 가능한 선에서 작업을 하고

탈고 이후에는 편집자가 전체 원고를 다듬는 작업을 한다. 


편집자의 작업을 거친 교정본을 처음 받아 든 나는,

편집자가 전문가로서 했을 작업을 떠올려 본다. 


1. 원고를 읽어 보며 가볍게 오타 부분과 문맥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을 체크해 나간다.

2. 속독한 원고에서 쉽게 고칠 수 있는 부분들의 교정과 윤문을 해나간다. 

3. '작가'를 표현하는 명칭(작가 vs 필자 vs 나 등), 문장체( 높임 vs 반말 등)를 통일시킨다. 

4. 본문, 예시, 요약 등 글의 구성을 명확히 구분하고 불필요한 문장이나 문단을 삭제한다. 

5. 의미 파악이 필요한 교열과 윤문 중 명확한 뜻 해석이 필요한 부분은 시간을 내어 다듬는다. 

6. 책이 갖추어야 하는 추천사, 서문, 맺음말, 책 표지, 표지 접힌 면 등의 일관성을 점검한다. 


원고를 검토한 편집자는 '아 ~ 이번 작업은 어렵겠네.'라는 푸념으로 작업을 시작했을지 모른다. 

'이게 도대체 무슨 내용이야? 도무지 알 수가 없네..'라는 답답함도 있었을 것이다. 

절차적 작업과 감정을 잘 다스려 원고를 교정해 주는 편집자라는 직업도

여느 직업처럼 만만치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한편 교정본을 손에 든 작가는 어떤 생각이 들까?

'어~ 문장이 너무 간결해졌네. 간결한 것은 좋은데 부연구들이 없어지고 어투가 바뀌어 본연의 느낌이 살지 않네..'

'이부분은 왜 삭제가 되었지? 너무 간결하게 정리하다 보니 뜻이 달라졌네..'

'구성을 별도로 나눈 문단이 본문으로 합쳐졌네..'

등 긍정적 효과를 느끼면서도 부정적 생각들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첫 교정본은 편집자와 작가 사이에 간극이 있기 마련이다. 

이 간극은 여러 번의 의견 공유 과정을 거쳐서 좁혀지게 된다. 

작가의 의도가 책에 잘 담기면서 대중성을 확보하도록 

글을 매끄럽게 다듬어 가는 것이 편집자의 일일 것이다. 


이전에 책을 읽으며 항상 생각했다. 

'작가들은 어떻게 하나같이 모두 이렇게 글을 간결하고 완벽하게 쓸까?'

여기에는 편집자의 노력과 정성이 듬뿍 담겨 탄생하는 것이라는 것을  

첫 책 출간 작업을 하며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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