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눈이 내린다
바람도 한 점 없어 정적이 흐른다
눈송이는 희고 크다
가득가득 온 세상을 채워 내린다
아주 느리게 얌전히 흐른다
세상은 밤이지만
쌓인 눈으로 온통 흰색이다
눈이 내리는 어둠이 온 흰 밤
한옥 처마아래 열린 창으로
내다보는 마음은
가슴이 막혀 숨을 쉴 수 없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어
마음에 멍이 든 중년의 내가
스물둘의 내 꿈에 나온다
그 꿈 후
나는 이스라엘의 목자에게 불평함을 멈췄다
이 아픔의 세상을 떠나 그의 아름다움을 의지했다
감히 두려워 그 꿈의 뜻을 물을 수 없었다
허나 내 마음에
‘왜 나는 나사렛 목수의 뜻대로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불평을 버렸다
그 후 내 생에 그런 일들이 없었다면
나는 하늘 아버지가 목수 아들을
나무에 단 심정을 알지 못했을까?
자문자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