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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 최고의 예쁜 쓰레기는?

by 미소천사

좋아하는 브랜드에 충성하는 ‘ENTP’, 누구보다 철저하게 재정관리를 하며 쇼핑하는 ‘ENTJ’, 혜택과 가격을 꼼꼼하게 비교하며 소비하는 ‘ISTJ’! 과연 이런 MBTI 유형 별 소비성향은 실제와 얼마나 비슷할까? 또 이들 유형별로 사고도 후회하는 아이템 스타일은 뭘까?


오늘은 “내가 산 최고의 예쁜 쓰레기는?”이라는 질문을 던져 이들의 쇼핑 스타일을 아주 살짝 엿보려 한다. 정말 뽑기 어려웠다는 ‘티피컬 엔티제’부터 의외로 여러 개를 골라준 ‘섬세한 잇티제’, 그리고 언제나 독특한 ‘자유영혼 엔팁’까지! 같은 질문에도 제각기 다른 답을 보여준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우리의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
: MBTI 어디까지 믿으세요?
: 이번 주 가장 많이 사용한 아이템은?




티피컬 엔티제 A (ENTJ /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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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물건을 살 때 뚜렷한 취향과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에, 예쁜 쓰레기라고 부르기 미안한 아이템들인데요. ‘값어치는 했다’의 기준이 다 달라서 그렇겠죠? (똑똑히 비교하고 제품을 고른다 생각했는데, 눈에 딱 이쁘면 일단 80% 구매 의사를 가지게 되는 게 문제네요?!)


흠 그래도 예쁘지만 똑똑한 소비는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아이템을 꼽는다면, 스톤 디퓨저와 캠핑용 랜턴이에요. 향에 관심이 많아 직접 구매나 선물을 통해 관련 제품을 다양하게 접하는 편인데요. 일반 스틱형 디퓨저가 아닌, 스톤에 프래그런스 오일을 주기적으로 떨어뜨려 향을 유지시키는 제품이에요. 사실 일주일 정도 만족도는 최상! 인테리어로 소품으로써 무심한 듯 중요 포인트 주는 게 가능하고 향 자체도 흔하거나 머리 아픈 저렴이 향이 아니라, 꼭 아침 이슬 맺힌 숲 속이나 좋은 스파에 온 느낌을 주거든요. 하지만 ‘예쁜’ 쓰레기라고 뽑은 이유는 정말 ‘예쁜’ 반면, 개인적으로 관리를 잘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일을 자주 덧 뿌리다 보면, 받침대에서 오일이 흐르거나 쏟아지는 경우도 있고, 그러다 보니 관심 반경에서 잊힌 존재. 디퓨저 중 비교적 고가인데 대비 활용을 못하고 있어 속상하네요.


또 하나의 픽은 캠핑용 랜턴이요. 이번 여름에 겟하고 제대로 사용한 적이 없는 것 같아서 골라봤어요. 불이 쨍하게 밝지는 않아, 무드등으로 쓰기엔 약하고 밖에서 쓰기엔 덜 튼튼&더운 느낌의 불빛톤이라 아직까지 책상 위에 고스란히 모셔 두었답니다. 생각해보니 이 제품은 겨울에 따뜻한 분위기를 줄 수 있어, 크리스마스 전후로 핫초코 마실 때 사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조금은 후회하지만 결국 다시 돌아가도 구매했을 두 아이템이었습니다.




섬세한 잇티제 P (ISTJ /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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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헬리녹스 캠핑의자

주변 지인들이 하나둘씩 캠핑을 다니는 모습을 보고 저도 힙한 캠핑족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샀던 헬리녹스 캠핑의자. (하지만 캠핑 텐트는 없습니다.) 막상 사고 나니 일 년에 겨우 1-2번 정도 지인의 장비로 캠핑을 즐기는 수준이네요. 물론 가끔씩 나 홀로 옥상에 올라가 사색을 즐기고 싶을 때나, 평소에 차 드렁크에 두고 운전하다 문득 풍경이 좋을 때 차를 세워 바깥바람 쐴 때 쓰긴 합니다. 하지만 이조차 날씨가 추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외출 횟수 또한 줄어들면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2. 스몰 크로스백

재택근무가 계속되면서 뭔가 체력이 점차 떨어지는 것을 느끼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공원 러닝 할 때 쓰기 위해 산 스몰 크로스백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운동을 하겠다는 열정은 점점 식어가고 수많은 가방 서랍 속 가장 깊숙이 박혀 있네요. 오프라인 숍에서 이 가방을 메고 다니는 매장 직원을 보고 패션용으로도 한 번 사용해 볼까? 했지만, 직원과 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까먹고 있었습니다.


3. 애플워치

원래는 오토매틱 시계를 차고 다녔지만 어느 날 시계 배터리가 다 떨어졌는데 그날 유독 시계방 방문하기는 귀찮고… 왜 나만 스마트 워치가 없어….? 라는 생각에 정말 충동적으로 구매한 애증의 애플워치. 이제는 증밖에 없는 거 같네요. 구매한 뒤 2주일 정도는 눈뜨자마자 바로 100% 충전된 애플워치를 착용하면서 하루의 활동량을 체크했지만, 이제는 외출할 때도 배터리가 없는 상태로 다니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가성비를 챙기기 위해 쿠폰 할인가를 찾아 애플워치 나이키 에디션 se를 구매했습니다.)




자유영혼 엔팁 S (ENTP / 디자이너)


사실 예쁜 쓰레기라고 했을 때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쓰레기..? 쓰레기라는 말이 너무 나빠 보이기도 하고, 그걸 소인인 제가 사물의 속성에 부여한다는 게.. 사실 누군가에게는 참 좋은 물건일 수도 있을 텐데.. 어쨌든 저는 예쁜 쓰레기의 정의를 사놓고 잘 사용하지 않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물건들을 기준으로 정했습니다(악감정 없음!). 제가 생각하는 지극히 주관적인 예쁜 쓰레기 4가지를 소개해볼게요.


1. 자동차 그릴 뱃지

가끔 운전하다 보면 자동차에 뱃지를 똑딱이처럼 귀엽게 달아놓는 사람들이 있길래 사봤습니다. 사실 저는 그냥 집게로 꼽는다거나 뭐 원터치로 부착하면 짜잔~ 하고 끝나는 간단한 방식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방법이 어렵더라고요..? 자동차 후드를 올리고 그릴을 빼내고 다시 또 조립을 해야 한다는 뒤늦은 블로그 글을 보고 지금 몇 달째 그냥 방치 중입니다.. 아빠한테 해달라고 하면 되는데.. 이번 주 주말에 진짜 한 번!!! 나가기 전에 부탁해봐야겠어요. 아직 응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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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벽에 걸리지 못하는 시계

제 방은 시계 없는 방이었는데요. 이걸 한 작년쯤?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날 때마다 헉 몇 시지?! 하면서 핸드폰 찾아서 시계를 보는 제 자신이 싫어서 사놓고서는 계속 진열장에 전시 중입니다. 정말 예쁜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시계 자체가 돌로 만들어져서 조금 무겁고 째깍째깍 소리가 크게 느껴져서 건전지를 넣지 않고 있어요. 그래도 사고 나서 1년이 넘도록 기능을 상실해버린 시계이지만 아직까지 봐도 봐도 질리지 않고 예쁘다는 생각이 드는 물건입니다.


3. 아이패드 에어 4

아이패드를 사기 전엔 저는 이걸로 그림도 그리고 일기도 매일 쓰고 할 줄 알았으나 가끔 새로운 악보를 찾아 치는 것 이외에는 진짜 한 달에 한 번 켤까 말까 한 아이패드 에어4…! 심지어 가끔 쓰려고 찾아서 보면 배터리가 매일 방전되어 있네요ㅎㅎ 정말 갖고 싶어서 한 번 사본 것 같아요. 애플펜슬에 각인도 해보고 한 번 가져봤으니 됐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더 이상의 바람 없이 만족해보는 아이패드 에어 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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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케아 유아 의자 맘무트

그냥 정말 귀여워서 사봤어요 이건! 분명 이케아 매장에서 앉아봤을 땐 은근히 편해서 “오! 여기서 책도 읽고 아니면 화분 받침대로 쓸 수 있겠는데?!” 했지만 여전히 그냥 귀여움만을 담당하고 있네요ㅎㅎ 제 엉덩이가 잠시 착각했었나 봐요. 핑크를 정말 싫어하는 색이라고 해놓고 뭔가 클레이로 빚어 놓은 귀여움 때문에 안 데리고 올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이거랑 같이 방에 놓으려고 귀여운 체크 카펫도 샀는데 지금 한 달째 뜯지 않고 방치 중이라 다음에 한 번 마음먹은 날에 배치해보고 예쁘면 자랑(?)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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