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일은 영업직이라고 지금은 말할 수 있다. 이때는 그런 개념은
핸드폰 매장에서 근무하지만 유니폼을 입고 근무했다.
꽤 규모가 있는 매장에 본사 직속 대리점이기 때문에 그때 당시에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경쟁이 심한 이유로 이러한 복장에 대한 부분도 본사에서 지원을 했다.
그곳에선 직속 관련 지역 대리점들에게 베이지톤의 위아래 여성들에게 블라우스, 조끼, 재킷, 치마 등을 제공했다. 거기에 명찰까지 함께 준비해 주었기 때문에 흡사 은행원 갔았다고 보면 되겠다.
교복 외에 이렇게 회사에 사 단체 복을 입고 근무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렇기에 핸드폰을 판매하는 곳에 일을 한다는 것이 그때는 나름대로 프라이드가 있었다.
매장에서 무조건 손님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예약하고 가신 고객들과 또한 그 고객들이 원한 숫자 등을 꼼꼼히 기록해 둔 파일들이 체크한다. 그러하면서 그 업무를 처리하는 시간을 컴퓨터를 이용해서 찾는다.

아무도 그것에 대해서 말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았다.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다들 밥 먹는 시간이 없다. 아니면 번갈아 가면서 혼자 밥을 먹는다.
난 혼자 절대 밥을 먹지 않는다. 안 먹으면 안 먹었지 왜 따로 먹어야 하나? 약간 그때는 이런 느낌이었고 단 한 번도 밥을 혼자 먹은 적이 없다. 혼자서 먹을 때면 왠지 서글프고 왕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는 절대 혼자 밥을 먹어야 하는 경우에는 그냥 굶고 집에 가서 식사를 하곤 했다.
하지만 이 매장은 거의 식사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았다.
밥을 혼자서 먹기 일쑤였고 나는 굶기 일쑤였다.
"이렇게 일해서 돈을 버는 건 좋지만 밥을 언제까지 굶어야 하는 거야?"라는 생각을 하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래서 도저히 참지 못하고 아니다. 그래도 일 년은 참았으니 도저히 참지 못한 건 아니다.
드디어 참은 말을 믈어봤다. " 언니 언니는 밥 안 먹어요? 아니면 혼자 먹을 때 안불편해요?"라고 물었다.
그때 그 언니는 차분히 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우리 직업이라는 것이 언제 손님이 와서 기계를 사갈지도 모르는데 돌아가면서 먹는 거지"
"몇 년 동안 단 한 번도 점심시간에 먹은 적이 없어, 손님들이 점심시간에 많이 오니까 말이야"
"그리고 혼자 먹는 건 이제 익숙해서 괜찮아 "라고 말이다.

엥? 이건 아닌 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순간 해버렸다.
그래서 나는 언니 그럼 이건 어때요?
점심시간에 우리가 매장 안에서 밥을 먹는 거죠! 배달되잖아요 배달시켜서 매장 안에서 먹어요
하지만 그냥 먹으면 손님들이 식사도중에 들어와서 또 밥 먹는데 집중을 못하겠죠? 제게 생각이 다 있어요.라고 말이다.
언니는 갸우뚱한다.
어떤 생각?
이라고 당연히 물었다.
난 a4용지에 커다랗게 썼다.
이렇게 크게 적은 글을 보고 언니들은 빵 터졌다.
난 그 종이를 흔들면서 말했다.
"아니 왜요?"" 자기들도 밥 먹고 일 보러 오는 건데 우리도 밥은 먹고 일해야죠"라고 말이다.
어이가 없었는지 아니면 맞는 말을 한 건지 말리는 사람은 없다.
"좋아! 그럼 나 이거 붙인다?"라고 말하면서 스카치태잎을 몇 조각을 낸 후에 당당하게 출입문에 붙였다.

그리고 문을 걸어 잠갔다. 분명히 저걸 붙여놔도 무시하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예외 없다.

붙이자마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온다. 점심시간에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은 정상이다.
하지만 이것이 너무 고착화되어있다 보니 우리의 식사에 그들은 관심이 없다.
우린 그들의 식사시간을 감안해서 일을 했는데, 물론 돈을 벌기 위함이지만, 그들도 우리의 입장을 생각해 줘야 정상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다. 점심시간에 문을 잠그고 손님을 받지 않는 핸드폰 매장!
이거는 금세 소문이 났다.
사장님은 벌쩍 벌쩍 뛰면서 화를 내신다. 내한테 화를 내지 않고 오래된 그 언니에게 화를 내신 모양이다.
언니가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다.

"사장님! 이거 제가 한 건데 왜 전한테 화 안 내시고 언니한테 화내세요?"
"이렇게 하시면 죄송하지만 저는 그만두겠습니다. 아니 밥도 제대로 맘 놓고 못 먹는 곳에서 어떻게 계속 일해요?"라고 쏘아붙였다. 무슨 자신감인지 몰라도 지금의 mz들도 못하는 일이 아니었을까 지금 생각해 본다.
사장님은 어이없다는 듯하면서도 "아니 그게 아니라 그래 알았다. 그럼 그렇게 해"
"점심은 먹어야지 그렇지.. 그래 너희들이 하는 방식으로 해"라고 말해주셨다.
"그럼 언니한테 화내신 것도 사과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00아 미안하다. 내가 좀 요즘 결혼식 때문에 민감해서 그런가 보다. 네가 오래되기도 하고 해서 말한 건데 미안하다"라고 용기 내서 사과해 주셨고 그렇게 해프닝이 마무리되었다.
그 뒤로 우리는 계속 문을 잠그고 밥을 먹었다.
한동안 사람들이 찾아오긴 했으나 몇 달이 지나니까 그 시간에는 개미 한 마리도 없었고, 딱 그 시간이 끝나고 점심사간 후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런 것이 세일즈인가? 마케팅인가? 뭔지 모르겠다.
그 말에 사장님은 무척이나 좋았나 보다. 점심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하신 것 같다. 하지만 다른 매장의 사장님들은 그것의 도입에 대해서 무척이나 꺼려했다. 당연히다 모험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그때당시엔도 지금도 말이다. 그런데 우린 그런 것을 했고, 오히려 더 장사가 잘됐다.
언니들도 행복해했고,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이야기 고객 뒷담화등 여러 가지 들 서로 이야기할 시간이 밥 먹을 시간밖에 없어서 그 시간은 매우 소중한 하루 중의 일과가 되었다.
밥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인데, 밥은 편하게 먹어야 하지 않나? 난 지금도 그때도 그렇게 생각한다.
지금은 혼밥도 잘한다. 하지만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혼밥이라느것이 일상화되기 전까지는 마찬가지였다.
이 매장인 회사를 다니면서 나는 많은 경험을 했고, 그 경험 중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 소개해주고 싶었다.
이날의 나는 막무가내에 나의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여자였고, 말괄량이였다.
하지만 그만큼 열심히 일해서 보답했고 기본적인 권리를 주장했다고 본다.
이것이 나의 이 회사에서 일할 때의 모습이었고, 그런탓인지 언니들도 오빠들도 내 말을 잘 따라와 줬다.
오히려 내가 자랑스럽다고 말을 해주었다. 남자로 태어났으면 뭐라도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난 여자인 내가 좋다. 이때는 이런 나의 모습이 꽤나 멋졌다고 생각했다.

다음 편에서는 여러 가지 해프닝을 하나로 모아보고자 한다.
이 매장에서 일할 때 이루어진 에피소드를 간략히 카테고리별로 나누어서 말해보고 싶다.
그날의 나는 이제 점심을 먹고 1시부터는 손님들에게 친절한 웃음을 지으며 열심히 핸드폰을 팔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번호를 뒤지고 있을까? 아무튼 그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