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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Oct 15. 2024

겨울 눈 속에 그대를 가둡니다

다시는 피어나지 못하도록

그리움이 쌓고 쌓이면

가을비 되어 내립니다


그득한 그리움

몽글몽글

구름같이 피어오르면


그리움은 비가 되어

그대 창가에 내립니다

잠든 그대 창가

톡톡 두드리거든

그댈 향한 노래라 생각해 주셔요


비우지 못한 미련은

눈이 되어 그대 우산 위에 내립니다

사뿐 걷는 그대 발 밑에

바보 같은 미련 쌓이거든

거침없이 밟고 지나가셔요


무심한 눈은

그리움도 미련도 하얗게 지우고

비우지 못한 기억마저 하얗게 덮습니다


지우지도 버리지도 못한

못난 마음만

겨울햇살에 녹아내립니다


봄이 되면 다시 피어날 그대라

겨울 눈 속에 당신을 가둡니다




오늘의 슬픔 사용설명서

지난 주말, 몸살이란 녀석이 찾아왔다. 몸도 마음도 찌뿌둥했다. 집에서 쉴까 하다가 예약해 둔 강원석 작가 강연을 찾았다. 한 달을 기다리던 강연이고 평소 존경하던 작가였기에 의지 하나로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기대와 설렘을 안고 도서관 강의실에 들어섰다. 들어서자마자 눈이 딱 마주친 사람이 있었으니.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설마... 책 프로필 사진에서 보던 강.원.국 작가님이다! 마음의 준비도 못했는데 갑작스 교통사고처럼 딱 마주쳤다. 2초 정도 눈 맞춤만 하다가 허둥지둥 착석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인사라도 할걸. 멀뚱히 쳐다보기만 하고..' 후회를 했다. 자책을 뒤로하고 강의시간은 다가왔다. 책 속에서  만나던 작가님을 눈앞에서 영접하니 경이롭고 신기했다. 작가님은 사진보다 실물이 더 지적이고 핸섬하셨다.(사심 듬뿍)

무엇보다 강의도중 연신 머리칼을 쓸어 넘기는 하얗고 고운 손에 자꾸 시선이 머물렀다. 얼굴은 곱지만(?) 손은 거친 편이라 손이 고운 사람만 보면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간다. 큼큼. 물론 작가님 강연도 집중해서 들었지만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하는 작가님 손에 자꾸 시선을 빼앗겼다.

강의핵심은 '듣고 읽기만 하던 평면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 사고와 입체적인 배움으로 나만의 빛깔을 찾아라.'였다. 작가님은 한결같 무표정으로 일관하시다 적재적깨알 같은 유머를 투척하셨다. 깔깔 웃으며 뒤로 넘어가는 수강생들 반응과 달리 평온하고 태연한 표정으로.  

2시간 쭉 이어진 강연은 열정적이었으나 쉴 틈 없이 강행한 탓에 피로와 졸음이 몰려왔다. 강연 1시간이 지나자 무거워진 눈꺼풀이 작가님에 대한 존경심을 무너뜨리려 했다. 얼마나 기다린 강연인데  졸다가 갈 순 없었다. 허벅지와 손등을 꼬집으며 졸음을 물리쳤다. 드디어 강연이 끝나고 사인받는 시간이 주어졌다.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간신히 사인받고 요동치는 심장을 얼싸안으며 도서관 밖을 나섰다. 10월 하늘과 때맞춰 불어오는 가을바람,  그 속에 곱게 핀 코스모스 사이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걸었다. 컨디션이 좋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 이대로도 좋았다.

 문득 김중석 작가의  '나오니까 좋다' 그림책 떠올랐다.  '숲에 와서 좋다, 함께여서 좋다'는 책 내용처럼 나오니까 참 좋다.


강원국 작가님 사인 2장과 책, 김중석 작가 '나오니까 좋다'그림책





슬픔공부 한 줄 요약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한 인생이란다. 그러니 무엇이 무서워 떠나냐고 묻지 마라. 버지니아 울프 때문에 울지 마라. 상심한 별이 가슴에 부서져도 시간은 흘러간다. 그래도 나는 나로 살아야 한다. 그래서 나를 찾아야 한다.
<김남준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던 밤'>

남의 시선에 신경 쓰느라 나를 잃지 말자. 나는 나로서 나만의 빛깔을 찾아가야 한다.  비로소 나는 나로 존재한다.





"라이킷과 댓글 달아주신 작가님, 죄송합니다.ㅜㅜ 앞의 글은 잘못 발행된 글이라 지우고 다시 올립니다. 늘 들려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덜렁대지 않고 정신 똑띠 챙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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