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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Oct 19. 2024

자신을 진정 사랑한다면

독을 품지 말아라

자신을 진정 사랑한다면

남에게 독을 품지 말아라

한 발 앞선 서슬 퍼런  

영혼부터 집어삼


자신을 진정 존중한다면

남에게 화살을 겨누지 말아라

날카 화살 

의 폐부를 찌르기 전

너의 심장부터 관통하고 있다


자신을 진정 아낀다면

남에게 기대를 품지 말아라

화수분 같은 욕망이 그를 옥죄기 전

너의 목은 벌써 지옥불에 달려 있다


너의 하늘과 나의 하늘이 다르듯

의 우주와 의 우주는 다르다

세상이 아직도 아름다운 건

우리가 지금 반짝이는 건

너와 내가 다르기 때문이다


나로 진정 서고 싶다면

무작정  따르지 말고

섣불리 앞장서 가지 않으며

애태워 맞추 하지 말아라

나만의 방향, 속도, 깊이

주체적인 걸음을 걸어가라





오늘의 슬픔 사용설명서

-컨디션 따라 꿈의 질도 달라진다

꿈을 꿨다. 아이에게 화내는 꿈. 화를 품고 잠드니  꿈에서도 화를 내고 있었다. 그것도 사랑하는 아이에게. 꿈속에서 자다가 잠결에 tv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린가 더니 큰아이가 자지 않고 tv를 보고 있다. 이미 밤 12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아이 다그치 서 깨어났다. 벌떡 일어나 자고 있는 아이를 찾아갔다. 새근새근 잠든 아이 얼굴을 확인하고, 꿈에서 현실로 돌아왔지만 불쾌감과 두려움은 가시질 않았다.


자기  기분과 감정도 중요다. 그날 컨디션 따라 꿈의 주제와 질이 달라진다. 미움도 관용도 마음먹기 달렸다는데 꿈에선 왜 그리 속이 좁았을까. 어르고 달래면서 풀어갈 수도 있었는데 화부터 냈다. 자세한 막을 듣고 결정해도 되는데 성급하기만 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 종종 감정이 이성 앞질러 일을 그르치기도 다. 


학교적응기간도 3주, 직장 수습기간도 3개월 유예기간을 준다는데 왜 타인의 잘못이나 경솔함에는 3의 유예기간도 주지 못할까. 예민한 문제에 답해야 할 땐 바로 응하지 말고 3분을 기다리고 타인의 입장에 서서  3분은 생각하며 한 가지 결론에 이르기보단 최소 3가지 선택 안에서 결정하는 신중함과 겸허함을 갖추도록 하자.

(양치습관 333, 배려습관도 333으로.^^;)


손의 압력으로 부서진 연필심이 종이 섬유질 사이에  한번 자국을 남기면 압력과 부서짐이 더해지지 않았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지우고 다시 쓴다는 건 흐려진 자국 위에 덮어쓴다는 말이고, 덮어쓰면서 세계를 여러 번 다시 진행시킨다는 의미다. 한 번은 어둠 뒤에서, 한 번은  어둠과 나란히, 그러다가  어둠을 따돌리고. 한 편의 여성 서사가  완성되는 과정이 그럴 거라고 상상한다. 처음에는 연필로, 지우고 다시 흔적 위에 연필로, 지우고 더 진하게 연필로.
<김지승 '아무튼, 연필'>





슬픔공부 한 줄 요약

너의 가시가 어떤 모양이든 누굴 겨눈 화살이든 그 독을 삼키진 않을 것이다. 우리에겐 맹독조차 긍정의 물길로 전환하는 힘이 있으므로.

'그래서 쓴다. 가난한 우리는 유연한 자존감과 세심한  감각, 실패해도 안전한 경험을 갖고 싶다.'

<김지승 '아무튼, 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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