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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는 사랑의 부분집합이다

로맨스. 나를 다시 쓰게 하다 | EP.04

by 마리엘 로즈


감정에 속고,
태도에 닿지 못했던 시절에 대하여


예전엔 가슴이 타들어가는 감정이

곧 사랑인 줄 알았다.


눈물로 번진 고백,

하루에도 수십 번 되뇌던 “사랑해”라는 말.
그게 순도 높은 사랑이라 믿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감정의 파도였다.
감정은 밀려오듯 시작되지만,

밀물처럼 빠져나가기도 한다.



실제로 과학도 말한다.
사랑의 설렘은 뇌 속 호르몬 작용의 결과일 뿐,
그 지속 시간은 1년 반에서 2년 남짓이라고.

그러니 그 가슴 떨리던 순간들은
지속 가능한 사랑의 전부가 될 수 없다.




진짜 사랑은

다음의 세 가지가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그리움이라는 애틋한 감정

너를 믿는다는 신뢰의 언어

함께하겠다는 책임의 몸짓


감정은 사랑을 시작하게 하지만,
신뢰와 책임이 사랑을 이어가게 한다.
이 셋 중 하나라도 빠지면,

사랑은 금세 휘청거린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가 감정을 사랑이라 착각했던 순간들이
사실은 로맨스였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태도다.

그리고 태도란,
존중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선택이다.


기분 좋을 때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불편함과 오해, 불확실성까지도

함께 견뎌내는 의지다.




감정은 불꽃처럼 시작된다.
강렬하고 뜨겁지만,

오래가지 않는다.

태도는 등불처럼 유지된다.
쉽게 꺼지지 않으려면,
정성과 책임이라는 기름이 필요하다.


불꽃이 로맨스라면,
등불은 사랑이다.

로맨스는 사랑의 시작을 밝혀줄 수는 있지만,
끝까지 함께 가는 건 등불이다.


로맨스는 사랑의 일부일 뿐
사랑의 전부가 되기엔,
너무 감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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